증기기관은 수증기를 이용해 힘을 내는 장치예요. 액체인 물은 끓이면 기체인 수증기로 변하면서 부피가 커져요. 꽉 막힌 공간에서 물을 끓이면 부피가 커진 수증기가 빠져나가려는 힘이 생겨요. 이 힘을 이용해서 기관을 움직이죠. 수증기의 힘은 엄청나서 커다란 배나 기차도 움직일 수 있어요.

퀴뇨가 발명한 최초의 증기자동차.

최초의 증기자동차, 대포를 옮겼어요

인류는 오래전부터 사람이나 동물의 힘을 쓰지 않고 움직이려는 시도를 해왔어요. 1769년 프랑스의 니콜라스 조세프 퀴뇨(1725~1804)라는 사람은 증기기관을 이용해 자동차를 만들었어요. 물을 끓이는 보일러가 앞부분에 달린 바퀴 3개짜리 자동차였죠. 속도는 시속 4~5㎞ 정도로 느렸고, 15분마다 물을 보충해줘야 했대요.

퀴뇨는 프랑스군 공병대 소속이었어요. 이 차는 대포를 옮길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그런데 차를 세우는 브레이크가 없었어요. 앞바퀴를 조종해서 방향을 바꿨는데 보일러가 앞에 달렸기 때문에 앞쪽이 무거워서 조종이 아주 힘들었다고 해요. 결국 언덕길에서 벽에 부딪혀 불이 났대요. 세계 최초의 자동차가 세계 첫 교통사고를 낸 자동차로 기록되고 있지요.

사고를 본 군 참모들은 퀴뇨의 증기자동차를 위험한 기계라 판단하고 운행을 금지했다고 해요. 퀴뇨는 감옥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리처드 트레비식

최초의 자동차는 최초의 기차

최초의 승용 증기자동차는 1801년 영국의 광산 기술자인 리처드 트레비식(1771 ~1833)이 만들었어요. 트레비식은 제임스 와트가 만든 증기기관과 퀴뇨의 증기자동차에 자극을 받아 사람들이 탈 수 있는 증기자동차를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1년 여에 걸친 노력 끝에 트레비식은 지름 80㎝인 앞바퀴 1개와 2m인 뒷바퀴 2개를 단 증기자동차를 제작했어요. 9인승이었던 이 차에 트레비식과 친구 8명이 타고 동네를 1.6㎞ 달렸다고 해요. 며칠 후 26㎞ 떨어진 이웃마을까지 다녀오는 장거리 주행 시험도 했다고 해요.

1802년에는 증기로 달리는 차로 특허를 받았답니다. 트레비식은 이 차를 많이 만들기 위해 투자를 해줄 사람을 모집했어요. 영국 런던에 증기자동차를 가지고 가서 시민들을 태우고 선전을 했지만 투자해줄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요.

트레비식은 증기자동차를 활용할 방법을 찾다가 동네 공터에 간이 철로를 만들고 증기자동차 바퀴를 기차 바퀴처럼 개조해 놀이동산 기차처럼 운행했대요. 트레비식의 이 철로 자동차는 세계 최초의 기차로 여겨진답니다.

★전쟁과 탈것의 발전

퀴뇨가 증기자동차를 만든 당시는 독일과 프랑스의 7년 전쟁(1756 ~1763)이 막 끝난 혼란스러운 시절이었어요. 역사적으로 탈것은 전쟁 과정에서 크게 발전했어요. 퀴뇨가 살던 시대에는 특히 과학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해 증기기관은 커다란 함선 등에 많이 활용됐어요. 이후 1900년대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탱크와 비행기, 항공모함 등 최첨단 무기로 쓰인 탈것들이 만들어졌답니다.

이케이북 '어린이를 위한 자동차 세계사 100' (김태진·임유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