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좋은 봄날에 겪은 일이야. 벤치에 앉아 운동장을 보는데 갑자기 축구 경기를 하는 아이들이 아른거리지 뭐야? 처음에는 깜짝 놀랐지만 무슨 일인지 곧 알 수 있었어. 아이들이 아른거리면서 보인 것은 나와 아이들 사이에 아지랑이가 피어올라서였지.

◇아지랑이가 빛의 굴절로 인해 일어난다고?

사물이 물결처럼 흔들리게 보이는 아지랑이는 빛의 굴절 때문에 생기는 거야. 굴절은 빛이 꺾이는 걸 말해. 빛은 통과하는 물질의 밀도가 일정하면 똑바로 직선으로 움직여. 여기에서 밀도란 어떤 공간에 물질이 조밀하게 있는 정도를 가리키는 말이야. 빛은 밀도가 일정한 공기 안에서는 직진하며 통과하지만, 어느 순간 밀도가 다른 물질을 만나면 꺾이면서 앞으로 나아가.

[어린이조선일보] [흥미진진 날씨 이야기] 아지랑이, 빛이 꺾이면서 생기죠

예를 들어 물이 담긴 그릇에 젓가락을 담가 놓으면 젓가락이 물의 표면에서 꺾인 것처럼 보여. 이것은 밀도가 낮은 공기를 통과하던 빛이 밀도가 높은 물을 만나면서 꺾이기 때문이야.

지면이 태양열을 받아 달궈지면 공기 온도가 높아져. 온도가 높아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온도가 낮은 위쪽 공기는 내려오는데, 이때 공기가 마구 섞이면서 움직여. 그런데 온도가 높은 공기는 밀도가 낮고 온도가 낮은 공기는 밀도가 높아. 즉, 지면 위에서 밀도가 다른 공기들이 막 움직이니까 빛이 자꾸만 다른 밀도를 만나 이러 저리 꺾이는 거야. 그러면 사람의 눈에는 물체가 아른거리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데 그게 바로 아지랑이야.

[어린이조선일보] [흥미진진 날씨 이야기] 아지랑이, 빛이 꺾이면서 생기죠

◇신기루는 신기해!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여름날,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도 도로 위에 물이 고여 있는 걸 볼 수 있어. 그런데 막상 가까이 가 보면 고여 있던 물이 사라지고 말지. 왜 그럴까? 그건 신기루 현상 때문이야.

도로가 태양열에 의해 달궈지면 도로 위쪽 공기가 데워져서 온도가 올라가. 온도가 올라가면 공기 입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입자와 입자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지. 다시 말해 밀도가 낮아지는 거야. 반대로 도로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공기는 지면의 열에너지를 전달받지 못해 온도가 낮아. 온도가 낮으면 공기 입자들의 움직임이 줄어들고 밀도가 높아지지.

밀도가 높은 곳을 통과하던 빛이 갑자기 밀도가 낮은 공기를 만나면 나아가는 속도가 빨라져. 밀도가 높다는 건 빛이 그 사이를 통과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지. 반대로 밀도가 낮으면 입자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져서 빛이 통과하는 데도 시간이 적게 걸리지.

온도가 다른 공기층을 통과하면서 굴절된 빛은 속도가 빨라지면서 점점 위로 휘어져. 그래서 멀리 있는 물웅덩이나 산, 건물 등에 반사된 빛이 원래보다 큰 각도로 쏘아져 들어와서 반사되기 때문에 마치 바닥에 놓인 커다란 거울에 사물이 비치듯이 보이게 돼. 다시 말해 굴절이 일어나지 않은 보통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굴절이 일어나면서 눈에 들어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