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년 콜럼버스는 대서양을 항해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어. 에스파냐 사람들은 새로운 바닷길을 개척하고 돌아온 콜럼버스를 영웅으로 대접했어. 또 에스파냐 국왕과 여왕은 콜럼버스를 해군 제독에 임명해 그 공을 치하했어.

하지만 모든 사람이 콜럼버스를 환영한 것은 아니야. 몇몇 귀족은 콜럼버스가 한 일을 두고 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며 콜럼버스를 깎아내렸어. 심지어 콜럼버스를 환영하는 연회에 참석해서도 콜럼버스를 헐뜯기만 했어.

"신이 이 세상을 만들 때부터 그 땅은 그곳에 있었습니다. 누구든지 바다를 건너기만 했다면 그 땅을 발견했을 겁니다. 그렇게 간단한 일을 한 게 뭐 그리 대단하다는 겁니까?"

[어린이조선일보] [아하! 과학세상] 달걀 끝을 톡톡… "보시오, 바로 세워졌잖소"

콜럼버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듣고만 있었어. 그러다가 갑자기 쟁반에 놓인 달걀 하나를 집어 들며 말했어.

"여러분 중에 이 달걀을 똑바로 세울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사람들은 한 사람씩 나서서 달걀을 탁자 위에 세워 보려고 했어. 하지만 아무도 달걀을 세우지 못했지.

모두 실패하자 콜럼버스는 달걀을 가지고 자리로 돌아왔어. 연회장이 순식간에 쥐 죽은 듯 조용해졌어. 사람들은 콜럼버스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지 흥미로운 눈길로 지켜봤어.

콜럼버스는 느긋한 태도로 달걀 끝 부분을 탁자에 가볍게 톡톡 쳐서 달걀 껍데기를 깨뜨렸어. 그리고 깨진 부분을 아래로 가게 해서 달걀을 탁자 위에 똑바로 세웠어.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또다시 비웃기 시작했어.

"그게 뭡니까? 그런 식으로 세우는 거라면 누가 못 하겠소?" 콜럼버스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어.

"그렇습니다. 사실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요. 하지만 제가 해보이기 전까지 여러분은 이 방법을 생각도 못 하지 않았습니까? 무슨 일이든 남이 하고 난 다음에는 쉬워 보이지만, 처음으로 시도하기는 어렵지요."

콜럼버스의 말에 귀족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대.

>> 아하, 그렇구나!

달걀은 타원형이야. 그래서 똑바로 세우려고 할 때 탁자와 맞닿는 곳은 점이 되지. 게다가 달걀의 무게중심은 가운데에, 바닥보다 위에 있기 때문에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아.

물체를 안정시키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어. 하나는 지탱하는 면의 면적을 넓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체의 무게중심을 낮추는 거야. 콜럼버스는 첫 번째 방법으로 달걀을 세운 셈이지. 달걀 껍데기를 조금 깨뜨리면 달걀의 무게중심이 크게 변하지 않지만 지탱하는 면은 넓어지지. 이 때문에 달걀의 안정성이 높아져 바닥에 세울 수 있었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