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바닷속에서 자라는 식물이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미역·다시마·김 등의 해조류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바닷속에도 땅에서처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식물이 존재합니다. 바로 '거머리말'입니다.
거머리말은 거머리말속(屬)에 속하며 우리나라에 7여종이, 전 세계에 약 60여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머리말은 해저의 땅에 뿌리를 내려 영양분을 흡수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바닷속 바위나 다른 물체에 붙어 자라는 해조류와는 다른 모습이죠.
거머리말 식물들은 얕은 조간대(만조 때의 해안선과 간조 때의 해안선 사이)에 숲을 이뤄 삽니다. 많은 어류가 연안의 거머리말 식물이 모여 있는 장소에 알을 낳습니다. 작은 새끼 고기들은 이곳에 몸을 숨기거나, 거머리말 식물에 붙어 식물성 플랑크톤을 잡아먹으며 자랍니다. 거머리말 식물은 해양 생물에 중요한 서식지를 제공하고 물의 흐름을 돕는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침전물과 버려진 폐기물의 오염 물질을 흡수하는 수질 정화 기능도 하죠. 해양 생태계의 아주 중요한 숲인 셈입니다.
이러한 '바다의 숲'이 최근 무분별한 해안개발과 수질 악화 등의 요인으로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가속화되는 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해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공동기획 | 소년조선일보 · 국립생물자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