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겹눈을 본떠 만든 카메라가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어요. 미국 언론매체인 CNN은 2일(현지시각) "곤충의 겹눈 구조를 이용해 시야가 넓은 광각이면서도 피사체의 움직임을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는 초광각 디지털카메라를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곤충의 구조를 이용하거나 곤충을 활용한 최첨단 기술의 개발이 최근 들어 늘고 있는데요. 오늘 과학뉴스에서는 곤충을 이용해 어떤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곤충의 생체 구조에서 첨단기술 힌트 얻어
자연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생체구조나 기능을 모방해 공학적으로 활용하는 학문을 '생체모방공학(Biomimetic Engineering)'이라고 부릅니다. 곤충 생체모방공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이번에 공개된 초광각 디지털카메라를 살펴보겠습니다. 잠자리·파리 등 곤충의 눈은 수천~수만 개 홑눈이 겹겹이 모여 있는 겹눈 구조인데요. 겹눈은 볼록한 모양을 하고 있어 가만히 있어도 사방을 볼 수 있고 물체와의 거리에 상관없이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무한 심도' 기능을 지니고 있어요. 이를 이용해 만든 초광각 카메라는 곤충 눈과 구조, 기능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160도 이상 화각을 갖고 있답니다. 또한 무한 심도 기능도 갖춰 물체와의 거리와 관계없이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지녔고요. 향후 이 카메라는 무인 비행 로봇용 감시카메라, 전방위 물체 감지 센서, 초소형 광각 내시경, 보급형 초광각 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답니다.
◇잠자리 로봇, 비행 로봇 등 선보여
초광각 디지털카메라처럼 곤충의 신체적 특징을 활용한 기술이 있는 반면 곤충의 행동을 이용한 기술도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독일 로봇 제작사인 페스토사는 잠자리의 날갯짓을 이용해 더 쉽고 오래 하늘을 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이른바 '바이오닉콥터(Bionicopter)'로 불리는 이 로봇은 실제 잠자리처럼 네 개의 날개를 이용해 전진은 물론 상하 방향 운동과 후진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양옆에 달린 모터로 분당 900에서 1200회까지 날갯짓을 한다는군요. 이 덕분에 공중에 멈춰 있거나, 날갯짓을 멈춘 채 하늘을 활공할 수도 있고요. 스마트폰으로 직접 잠자리 로봇의 이동을 통제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죠?
최근에는 파리의 몸 구조와 동작을 본뜬 세계에서 가장 작은 비행 로봇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하버드대 로버트 우드 박사팀이 개발한 로봇 '로보비(RoboBee)'는 몸통에 날개 2개와 발 3개가 달려 있는데요. 무게는 80㎎에 가로 길이는 양쪽 날개를 펴도 3㎝에 불과한 말 그대로 초소형이라고 합니다. 곤충의 원리를 이용해 가장 작은 로봇을 개발하게 된 거죠.
◇인명 구조, 탐지, 군사 분야 등에 쓰일 예정
이렇게 곤충을 활용해 만들어진 로봇이나 기술들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과학자들에 따르면 인명 구조, 탐지, 군사 분야 등 아주 다양한 곳에서 이 기술들이 사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쓰일지 잘 이해가 안 된다고요? 예를 들어볼게요. 우리가 만일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돌무더기 아래 갇히게 됐을 때 몸 크기가 작은 곤충 로봇이 우리의 위치를 파악해 구조대에게 연락을 해 줄 수도 있고요. 위험지역 탐사나 군사 정탐용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한 역할도 수행할 수 있겠죠?
이런 곤충의 신비를 완벽하게 공학적으로 실현한다면 로봇이 위험한 고층 유리창 청소를 도맡아 해결할 수 있게 될거예요. 하지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오랫동안 진화를 거듭한 곤충들의 신비를 재현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앞으로 더 많은 연구로 새롭고 신기한 과학기술이 개발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