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번성했지만, 지금은 멸종한 공룡에 관해서는 다양한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중생대 3기 백악기 말에 해당하는 6550만년 전 공룡이 멸종한 원인에 대한 논란은 현재진행형입니다. 하루아침에 멸종한 공룡에 대해 학계의 다양한 얘기가 많았죠. 화산 활동설, 알 도난설, 환경 변화설, 중력 변화설 등 100여 가지의 설이 다투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소행성과 충돌해 멸망했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습니다. 오늘 과학 뉴스에서는 최근 발견된 학계의 연구 결과와 그간 의견이 분분했던 공룡 멸종설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소행성이 충돌해 공룡이 멸종했다는 설 유력
지난 12일(현지 시각) BBC는 사이언스지에 실린 연구 결과를 크게 보도했습니다. 미국 UC버클리 대학 지질연구센터와 영국·네덜란드 국제연구팀이 공룡이 멸종한 이유가 소행성 충돌에 있다고 발표한 내용이지요. 연구팀은 "최근 화산재 연대 추적과 암석 분석 등을 조사한 결과 공룡의 멸종 시기는 약 6603만8000년(±1만1000년) 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시기는 과거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소행성이 충돌한 시기와 정확히 일치했다"라고 말했지요. 공룡 멸종과 소행성 충돌이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다는 것은 소행성 충돌이 유일한 이유는 아닐 수도 있지만, 결정적 역할은 한 것은 분명하다는 증거입니다.
이보다 앞서 UC버클리 대학 루이스 알바레즈 교수도 공룡 멸종 이유로 소행성 충돌설을 강력하게 제기한 바 있습니다. 단 한 차례의 소행성 충돌이 공룡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식물이 멸종한 데 영향을 줬다는 의견입니다. 소행성에 의한 충돌이 거대한 지진과 쓰나미로 일어나 반경 1500㎞ 이내의 모든 식물을 죽게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연구팀은 이때 떨어진 물체가 지름이 약 10㎞였으며 총알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습니다. 그로 인해 초식동물이 먼저 죽고, 이어 육식동물이 차례로 죽으면서 공룡이 자연스럽게 멸종됐다는 것이죠.
◇공룡 멸종에 관한 다양한 설·설·설…
소행성 충돌설이 유력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 다양한 공룡 멸종설이 있었습니다. 먼저 암수의 성비가 깨져 멸망했다는 성불균형설, 화산 폭발로 인한 기후변화로 멸종했다는 화산활동설, 새로운 포유류가 공룡의 알을 훔쳐 먹어 멸망했다는 알 도난설, 대륙이 이동하며 계절 변화가 생길 때 적응하지 못해 멸망했다는 환경 변화설 등이 대두됐었죠.
그중 가장 많은 과학자가 활발하게 논의했던 것이 곤충으로 인한 멸종설입니다. 지난 2008년에는 작은 벌레들 때문에 공룡들이 멸종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나왔어요. 당시 미국 오리건주립대 조지 파이나-로베르타 파이나 교수 부부는 중생대 공룡이 전염병을 퍼뜨리는 모기와 진드기 같은 작은 벌레들에 물려 서서히 멸종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파이나 교수는 "곤충들이 지구 식물 생태계를 변화시켜 공룡의 생존을 어렵게 했다"고 말했어요. 파이나 교수는 공룡 멸종 이유에 대해 "벌 같은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들로 인해 꽃식물들이 급속히 번성하면서 공룡의 먹잇감인 양치류 등 식물이 줄어들자 초식공룡이 생존하기 어렵게 됐고, 초식공룡과 육식공룡이 차례로 멸종하게 됐다"고 설명했지요.
앞으로 공룡 멸종에 대한 또 다른 이유가 나올지, 정확한 이유가 밝혀질 때까지 함께 지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