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는 '미터(m)'로 나타내고, 질량은 '킬로그램(㎏)'으로 나타낸다.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척(尺), 관(貫), 근(斤)과 같은 단위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미터법'은 1960년에 국제적 합의에 따라 정해진 '국제표준(SI) 단위'를 말한다. 국제표준 단위의 정확한 이름, 의미, 표기법은 프랑스의 세브르에 있는 '국제도량형국'이라는 국제기구가 정한다. 우리도 국제표준 단위가 정해진 직후인 1961년부터 적극적으로 미터법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1999년에는 '국가표준기본법'을 제정했다.
단위는 측정의 종류와 크기를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한다. 누구나 미터로 표시된 숫자는 길이를 나타내고, 킬로그램으로 표시된 숫자는 질량(무게)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한다. 같은 단위로 표시된 경우에는 숫자가 클수록 길이가 더 길거나 질량이 더 무겁다는 뜻이다. 서로 다른 단위로 표시된 측정값을 비교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단위는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에 필요한 것이다. 혼자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굳이 복잡한 단위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본래 단위는 다른 사람과 물물교환과 같은 상거래를 하거나, 정부가 세금을 결정하기 위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단위를 정하기 위해 반드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위를 사용하는 사람들만 정확한 뜻을 알고 있기만 하다면 어떤 단위라도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관청에서 문 앞에 걸어둔 막대기를 기준으로 길이를 표시하기도 했다.
국제표준이 마련되기 전에는 모든 나라가 자신만의 고유한 단위를 사용해왔다. 심지어 10진법이 아니라 12진법을 사용하는 나라도 있었다. 국제적인 교역과 산업이 발달하면서 국제적으로 단위를 통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국제적인 단위의 표준을 정해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바로 나폴레옹이었다. 나폴레옹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지구의 둘레를 이용해서 결정한 단위는 어떤 나라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오늘날 사용하는 국제표준 단위는 길이(미터, m), 무게(킬로그램, ㎏), 시간(초, s), 전류량(암페어, A), 온도(켈빈, K), 광도(칸델라, cd), 물질의 양(몰, mol)을 나타내는 7가지 '기본단위'와 기본단위의 조합으로 정해진 '유도단위' 22개로 구성되어 있다. 필요에 따라서 기본단위와 유도단위를 조합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그 밖에도 지나치게 큰 숫자를 나타내기 위한 킬로(k), 메가(M), 기가(G)와 같은 접두사와 지나치게 작은 숫자를 나타내기 위한 데시(d), 센터(c), 밀리(m), 마이크로(μ), 나노(n)와 같은 접두사도 있다.
기본단위의 정확한 의미는 측정 기술의 발달과 함께 끊임없이 변한다. 본래 미터는 지구 둘레의 4천만 분의 1에 해당하는 '원기'라고 부르던 표준자를 이용해서 정한 것이었다. 그런 정의에 따르면 지구의 둘레는 4만 킬로미터가 된다. 오늘날의 미터는 특정한 주파수를 가진 전자기파의 파장을 이용해서 정해진다. 오늘날 미국·미얀마·라이베리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가 국제표준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