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인류 문명은 ‘에너지’의 적극적인 활용을 토대로 세워졌다. 우리 인간이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50만 년 전부터였다고 한다. 동굴 속에 살던 호모에렉투스(직립원인)들이 모닥불을 이용해서 추위를 이겨내고, 어둠을 밝히고, 음식을 익혀 먹고, 맹수를 쫓아버리기 시작한 것이 그 출발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에너지를 다양한 목적으로 쓴다. 이제는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발생하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본래 ‘에너지’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물리학 용어다. 높은 곳에 있는 물체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면서 피스톤을 압축해서 일을 하게 된다. 그래서 높은 곳에 있는 물체는 ‘위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도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양전하나 음전하를 가지고 있는 입자들은 ‘전기 에너지’를 갖게 된다. 원자들의 화학결합으로 만들어지는 분자도 ‘화학에너지’를 갖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이 곧 ‘에너지’이기도 하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E=mc²’이 바로 그런 사실을 보여주는 물리학 공식이다.
오늘날 우리는 ‘에너지’를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산업 활동이 가능하게 해주는 ‘연료’와 ‘전기’를 합쳐서 에너지라고 부른다. 그래서 삼겹살을 구워먹기 위해 사용하는 숯이나 부탄가스도 에너지이고, 자동차를 움직이도록 해주는 휘발유나 경유도 에너지가 된다. 물론 시화호에 새로 건설한 조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도 중요한 에너지에 포함된다. 오늘날 우리가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편리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에너지를 안전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은 우리 인간뿐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모두 우주 공간에서 반짝이는 별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우리에게 밝은 빛과 온기를 제공해주는 태양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실 지구상에서 번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생물은 태양의 핵융합 반응에서 방출되는 빛 에너지를 이용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에 우리가 유용하게 사용하는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도 먼 옛날 지구상에 번성하는 녹색식물이 햇빛의 에너지를 모아서 만들어진 것이다. 심지어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도 정말 아득한 옛날 광활한 우주 공간에서 일어났던 초신성 폭발에서 만들어진 우라늄 덕분이다.
그런데 에너지를 확보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의 사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의 에너지 소비가 자연환경에 심각한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지구 온난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렇다고 에너지 소비를 포기할 수는 없다. 새로운 에너지를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아껴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