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조선일보] [최정훈 교수와 함께하는 과학소풍] 바다 속에는 '불타는 얼음'이 매장돼 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 최고 500년 소비량 바다에 매장

에너지의 대부분은 석유나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워서 얻는다.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에 의해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켜 빙하가 녹는 등의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준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지금과 같은 속도로 사용한다면 석유는 40년, 천연가스는 60년이면 고갈된다고 한다. 그런데 바다 속에는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도시가스의 주원료이기도 한 메탄이 '메탄 하이드레이트'라는 형태로 지구 곳곳에 매장돼 있다. 200~500년 가량 사용 가능한 양이 매장돼 있다. '하이드레이트'는 '물로 둘러싸이다'라는 의미의 화학 용어이다.

메탄 하이드레이트 덩어리는 얼음처럼 생겼지만, 불을 붙이면 활활 타올라서 '불타는 얼음'이라고도 부른다. 메탄가스는 가정의 조리, 난방 연료로 사용하는 것 외에도 여러 곳에 사용된다.

[어린이조선일보] [최정훈 교수와 함께하는 과학소풍] 바다 속에는 '불타는 얼음'이 매장돼 있다

▶이산화탄소 발생량, 석탄·석유의 절반

메탄을 태우면 물과 이산화탄소만 나온다. 특히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은 석탄이나 석유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아 ‘청정 에너지’라 부른다. 그래서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21세기 신에너지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1810년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가 실험에서 가스가 물과 결합해서 얼음 같은 고체물질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면서 처음 알려졌다.

하지만 자연계에서 이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자연계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존재가 발견된 것은 20세기 중엽 이후다. 1950년대 러시아에서는 파이프를 이용해 가스를 운송했는데, 종종 가스관이 막혀 파열되는 사고가 일어나곤 했다. 원인은 러시아의 추운 날씨와 가스관의 높은 압력 때문에 가스가 고체의 메탄 하이드레이트로 변해 가스관을 막았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환경문제 해결할 친환경 물질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특이한 결정구조는 첨단 나노과학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1cc의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약 172cc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를 저장하고 있는데, 이 같은 구조는 수소자동차에서 많은 양의 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준다.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메탄이 있던 자리에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채워 넣어 저장할 수도 있어,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물질이 될 수 있다.

동해서 나온 메탄 하이드레이트(사진 위). 얼음 상태로 진흙과 섞여있다가 불을 붙이면 얼음이 녹으면서 그 안의 메탄이 연소된다.

▶동해에 30년 분량 의 6억t(톤) 잠겨 있어 

고체의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육상에 살고 있던 식물이나 해양생물의 사체 등 본래 퇴적물에 포함되어있던 유기물로부터 생성된 메탄이 외부로 서서히 분출되면서 높은 압력과 낮은 온도 조건에서 수분과 결합하여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전체 분량의 2%만 육지에 매장되어 있고, 98%가 바다에 분포돼 있다. 주로 러시아 시베리아, 남극, 북극과 같은 동토 지역(땅이 얼어있는 지역)이나 미국, 일본, 캐나다 등과 같은 지역의 수심 500~1000 m 이상의 해저 심층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정훈 한양대학교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TIST)장ㆍ화학과 교수(이학박사)

석유가 곧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저에 무궁무진하게 묻혀 있는 미래의 청정에너지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선점하기 위해 일본, 미국, 중국, 인도 등은 이미 특별법까지 제정해 탐사와 시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동해 깊은 바다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독도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탐사 결과, 국내 가스 소비량의 30년분에 해당하는 약 6억 톤의 매장량을 확인했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 영토로 주장하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의 하나는 이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탐이 나기 때문이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구조 만들어 보자!

[어린이조선일보] [최정훈 교수와 함께하는 과학소풍] 바다 속에는 '불타는 얼음'이 매장돼 있다

/ 최정훈 한양대학교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TIST)장ㆍ화학과 교수(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