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구의 껍데기를 이루는 암석들 중에서 화석이 들어있는 퇴적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퇴적암은 퇴적물이 딱딱하게 굳어서 만들어지는 암석입니다. 퇴적물이란 여러 작용에 의해 어딘가에 ‘쌓이는’ 물질들을 가리킵니다. 봄의 불청객인 황사나 강물에 휩쓸려가는 모래 등이 퇴적물의 좋은 예입니다. 주로 물에 의해 강, 호수, 바다 같은 곳에 많이 쌓이고 사막에서는 바람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쌓이기도 하면서 지구의 표면에 넓게 쌓이고 있습니다. 태평양과 같이 깊은 바다 밑에는 1000년 동안 고작 수㎜의 퇴적물이 쌓이는 반면, 우리나라 황해와 같이 큰 강들이 모이는 바다에서는 1년 동안에도 6㎜ 이상의 진흙이나 모래가 쌓인다고 해요.
이렇게 육지에서 풍화된 암석의 파편들이 사막, 강, 호수, 바다로 운반되어 만들어진 퇴적암은 알갱이들의 크기에 따라서 종류가 나뉩니다. 자갈이 많은 암석은 ‘역암’, 모래가 많으면 ‘사암’, 고운 진흙이 대부분이면 ‘이암’이라고 하죠. 특히 이암 중에서도 마치 종이처럼 얇게 쪼개지는 암석을 ‘셰일’이라고 부릅니다.
이외에 조개나 산호처럼 석회질 골격을 가진 바다 생물들의 파편이 쌓여서 만들어진 암석을 ‘석회암’, 소금과 같이 바닷물이 증발하면서 쌓아놓은 물질이 암석이 되면 ‘증발암’이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옛날에 살던 많은 식물들이 죽어 한꺼번에 쌓여서 암석이 된 것이 바로 우리가 유용하게 연료로 쓰고 있는 ‘석탄’이에요. 어쨌든 모든 퇴적암은 알갱이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시루떡처럼 층을 이루게 되죠.
화석은 거의 모든 퇴적암에서 생길 수 있어요. 특히 이암이나 셰일처럼 고운 알갱이가 쌓여 만들어진 암석이나 암석 자체가 생물의 파편으로 이루어진 석회암에 잘 보존됩니다. 그런데 주로 물속에서 만들어진 이 암석들이 신기하게도 지금은 대부분 땅 위에 드러나 있는 이유는 뭘까요?
옛날에는 바다나 호수였던 곳들이 수백 만년이 지나는 동안 암석이 되고 지각 변동을 겪으면서 땅 위로 솟아올랐기 때문이에요. 이 말은 물 속이나 땅 속에 아직 많은 퇴적암이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소풍이나 야외로 놀러 갈 기회가 있으면 층을 이룬 퇴적암이 있나 살펴보세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화석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화석이 만들어 지려면?
생물이 죽으면 모두 화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룡의 뼈, 조개나 삼엽충의 껍데기처럼 딱딱한 골격을 가진 생물이 화석으로 잘 남는다. 또 생물이 죽은 뒤에 빨리 진흙이나 모래 같은 고운 퇴적물에 덮이는 것이 좋다. 죽은 채로 오래 있으면 몸은 썩어 없어지고 단단한 골격마저 부서져서 생물의 형태를 잃기 때문이다.
또, 지층이 심한 지각 변동을 겪지 않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땅 속에서 지층이 뜨거운 열과 압력을 받아 변형되면 아무리 딱딱한 골격이라도 다른 물질로 바뀔 뿐만 아니라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일그러지기 때문이다.
/ 이승배 화석전문가(서울대 고생물학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