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마요네즈 속에 놀라운 과학이 숨어 있어요. 자, 찾아볼까요?

고소한 맛, 마요네즈

마요네즈는 고소하죠. 그런데 고소한 맛은 우리 혀에서 느껴지는 맛이 아니에요. ‘고소한 맛’은 냄새로 느끼는 감각이에요. 우리의 혀로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만 느낄 수 있어요. 이 외의 맛은 통증이나 냄새를 통해 인식하는 감각에 속한다고 할 수 있죠.

고소한 맛을 내는 주인공은 달걀의 노른자예요. 마요네즈의 주성분은 식물성 기름(주로 콩기름)이지만, 달걀 노른자가 없으면 마요네즈를 만들 수 없어요.

달걀 노른자에는 ‘레시틴’이 들어 있어요. 레시틴은 막대기처럼 길게 생긴 분자인데, 한쪽 끝은 물 분자를 좋아하고(친수성기) 다른 쪽 끝은 기름 분자를 좋아하는(친유성기) 구조를 가지고 있죠. 이 때문에 레시틴은 한쪽 끝으로는 물 분자와 결합하면서 동시에 다른 한쪽 끝으로는 기름 분자와 결합할 수 있어요. 이처럼 서로 다른 두 물질이 맞닿았을 때, 그 경계 면에 달라붙어서 두 물질이 서로 섞이게 하는 특징을 가진 것을 ‘계면활성제’라고 하죠.

이렇게 물과 기름이 잘 어우러진 상태를 에멀전이라고 하고, 에멀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유화라고 해요. 우유도 물 분자와 기름 분자가 에멀전 상태로 존재하는 거죠.

그림=장정오


식품에서 찾아보는 계면활성제

식초와 소금 역시 마요네즈를 만들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재료예요. 레시틴 분자에 의해 둘러싸인 기름 방울들은 전기를 띠어요. 같은 종류의 전기를 띤 기름 방울들은 서로 밀어내죠. 이 힘을 ‘척력’이라 하죠.

서로 섞이지 않는 물질들을 잘 섞이게 하는 계면활성제는 아주 좋은 중재자처럼 보이죠? 마요네즈처럼 계면활성제를 넣어서 만드는 식품이 있는가 하면, 식품 자체가 계면활성제가 되는 경우도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젤라틴이지요.

젤라틴은 동물의 힘줄 등에 포함된 액체에 녹지 않는 단백질인 콜라겐을 물과 함께 가열, 분해하여 만든 수용성 단백질 가운데 하나예요. 그런데 단백질은 본래 물 분자와도, 기름 분자와도 잘 결합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젤라틴은 기름과 물을 서로 섞이게 하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할 수 있죠.

젤라틴은 찬물에서는 부푸는데 따뜻한 물에 넣으면 녹아버려요. 젤라틴이 녹은 용액은 농도 3∼4% 이상이 되면 탄력성(외부 힘을 받으면 튀는 성질)을 갖게 돼요. 이 상태가 바로 젤리 상태랍니다.

젤리는 탄력성이 있기 때문에 음식물에 첨가하면 모양을 만들고 단단하게 해줘요. 그래서 젤라틴은 각종 젤리 과자와 음식을 장식하는 식품이나 요리에 넣어요.

[어린이조선일보] [화학을 아세요?] 계면활성제

친환경세제

대부분의 세제는 합성 계면활성제를 쓴다. 하지만 이것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무공해 세제를 사용해 보자.

-밀가루 두세 숟가락을 물에 으깨 그릇을 닦으면 잘 닦인다.

-커피 찌꺼기를 헝겊에 싸서 마룻바닥을 닦으면 윤이 난다.

-베이킹파우더 2숟가락에 식초 1숟가락을 넣고, 물 한 컵을 넣으면 거품이 나는데 이것을 분무기에 넣어 뿜으면 찌든 때를 말끔히 없앨 수 있다.


/ 최미화(여의도고 화학 교사)
그림=장정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