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기름에 물방울이 하나라도 들어가면 깜짝 놀랄 만큼 소리를 내면서 물방울이 튀어 나와요. 왜 그럴까요?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이유

물 분자는 한 개의 산소 원자에 두 개의 수소 원자로 이루어져요. 물 분자는 양(+)전하와 음(-)전하를 함께 갖는 '극성'을 갖고 있어 끓는점이 높아요. 물이 수증기로 변하는 온도는 섭씨 100도인데, 물과 분자량이 비슷한 메탄이나 암모니아에 비하면 굉장히 높은 온도랍니다. 

[어린이조선일보] [화학을 아세요?] 물과 기름

물 분자의 극성은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중요한 성질이에요. 에너지가 되는 탄수화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쌀이나 고기, 채소 등을 물에 넣고 삶으면 그 속에 들어있는 영양분이 물에 녹아 나오죠. 그 덕분에 우리는 영양분을 쉽게 흡수할 수 있어요. 즉 우리 몸 속의 물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물질들을 녹여주고, 몸 속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기름은 달라요

뜨거운 기름에 물이 닿았을 때 물이 튀어 나오는 것은 물과 기름이 잘 섞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콩기름이나 올리브유 등 기름에 속하는 물질들의 분자는 물분자와 달리 전기를 띠지 않아요.

물방울이 뜨거운 기름 속에 들어가면, 기름과 섞이지 못한 상태에서 물방울은 기름의 열을 흡수해요. 순식간에 열을 받아들인 물방울은 표면부터 수증기로 변하게 되는데, 이 변화는 아주 빠르게 일어나요. 그래서 물방울 전체가 미처 수증기로 변하기 전에 튀어 오르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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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얼리면 부피가 커진다.

대부분의 물질은 액체에서 고체로 될 때 부피가 줄어들지만 물은 부피가 늘어납니다. 페트병에 물을 가득 넣고 냉동실에서 얼리면 페트병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물이 얼음이 되면서 부피가 늘어났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겨울에 물이 가득 든 장독이나 수도관이 얼어 터지기도 해요. 또 쇠고기나 채소를 얼리면 세포 속 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 세포막이 파괴돼요. 세포막이 파괴된 고기나 채소는 원래 보다 맛이 떨어진답니다. 이렇게 물이 얼면 질량은 변함없지만 부피는 커져요. 물이 액체에서 고체로 될 때 분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면서 분자들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는데, 이 공간 때문에 얼음의 부피는 물보다 약 10% 늘어나게 되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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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 ::

-물 속에 불순물이 있으면 0도 이하에서도 얼지 않는다.

불순물의 양이 많아질수록 물의 어는점은 더 낮아진다.

-소금을 넣으면 물의 어는점을 낮출 수 있다.

추운 날 빨래의 마지막 헹굼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헹궈 널면 빨래가 잘 얼지 않는다.

[어린이조선일보] [화학을 아세요?] 물과 기름

-기압이 높아지면 끓는점이 높아진다.

이것을 이용한 것이 압력밥솥. 압력밥솥의 내부 압력은 외부보다 2배 정도 높아지고, 밥솥의 물은 120도 이상에서 끓는다.

이 뜨거운 열이 쌀에 전달돼 빨리 익는다.


/ 최미화(여의도고 화학 교사)
  그림=장정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