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아아아아아아~.”
여리 조수의 비명 소리가 강가를 뒤흔든다. 겨울이 오기 전에 과학 실험에 사용할 돌들을 찾으러 온 평범한 나들이였다. 하지만 여리 조수의 비명은 마치 살인 사건 현장에라도 온 탐정의 기분이 들 만큼 끔찍했다.
"왜? 시체라도 있어?" "이, 있어요. 땅에 반쯤 박힌 돌을 빼내려고 흙을 파, 팠는데…."
여리 조수는 두 손이 온통 진흙투성이가 되어, 부들부들 떨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이 속에 개, 개구리 시, 시체가….정말 여리 조수가 돌을 빼낸 구덩이 속엔 개구리가 온몸을 웅크린 채 누워 있었다.
"얼마나 추웠으면 얼어 죽었을까? 개구리가 불쌍해요."
"푸하핫! 이건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는 거야."
"잠이라고요? 왜 땅 속에서 잠을 자는데요?"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궁금해 하는 여리 조수에게 개구리의 겨울잠에 대해서 설명해 주어야겠지.
"알았지? 이렇게 강가나 하천의 진흙 밭 속에서 개구리는 한겨울을 나는 거야."
"쳇! 깜짝 놀랐잖아! 나빠! 감히 여리를 놀리다니! 용서 못해."
여리 조수는 구덩이에 흙을 덮더니, 발로 쾅쾅 밟기 시작했다.
"날 놀라게 했지? 숨이나 꽉 막혀 버려라!"
개구리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여리 조수는 모르는 게 있다. 개구리는 오히려 숨이 막히기보단 다진 흙 속에서 더 따뜻하게 겨울을 날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개구리가 활동을 줄이고 잠드는 겨울잠을 동면이라고 해요.
개구리는 겨울 동안 온도 변화가 작은 물 밑이나 땅 속에서 겨울잠을 자요. 이때 개구리의 체온은 주위 온도와 같아지고, 몸의 활동은 줄어든답니다. 겨우내 땅속에서 잠을 자던 개구리는 봄이 시작되면 변온동물이라 기온이 올라가면서 체온도 올라가 겨울잠에서 깨어나요. 우리나라에선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는 때를 절기상 경칩이라고 불러요.
▶집에도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있다는 것 아세요?
집에 금붕어나 거북이 햄스터를 기르고 있다면 너무 춥지 않게 해 줘야 한답니다. 영하의 날씨에 가까워지면 겨울잠을 잘 수 있어요. 야생에서 겨울잠을 준비하며 충분한 영양분을 섭취하던 동물과 달리, 집에서 기르는 동물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겨울잠을 자는 동안 죽기도 한답니다.
▶겨울잠을 잘 동안 배가 고프지 않나요?
겨울잠을 자기 전에 동물들은 필요한 영양분을 미리 섭취해요. 곰은 겨울잠을 자는 나무나 바위로 된 구덩이에서 몸의 체온을 유지한 채 수면 상태로 가을에 저장한 지방으로 버텨요. 암컷 곰은 새끼를 낳아 봄까지 먹지 않고 새끼에게 젖을 먹이기도 합니다.
/ 과학 4학년 2학기 1단원 동물의 생김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