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취!"
아침부터 여리 조수가 계속 재채기를 해 댄다.
"에취취! 너무 싫어. 봄엔 꽃 알레르기, 가을엔 환절기 비염, 겨울엔 감기. 1년 내내 여름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매일 여름방학일 텐데."
"어쩔 수 없어. 우리나라는 주변 기단의 영향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뚜렷한 나라거든."
"그래서 난 공기 덩어리인 기단이 싫어요."
"어, 어떻게 기단을 알아?"
과학 탐정인 내가 설명을 하기도 전에 여리 조수가 기단이란 말을 아는 것을 보고 놀랐다.
"흥! 꼬미 탐정님은 만날 어려운 말만 하면서 잘난 체하잖아요. 친구들은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알 거예요. 그래서 공부했죠."
여리 조수가 드디어 과학 조수로서 제 몫을 다할 거란 생각에 난 눈물이 흐를 만큼 감동했다.
"에~ 그러니깐 서로 친하지 않은 기단끼리 만나 전선을 만들어서 싸우면 비도 내리고, 눈도 내리고 날씨도 추워지고 그러는 거잖아요. 맞죠?"
"응. 대충 맞긴 하지만…."
"만날 싸우니깐 변덕스럽게 추웠다 더웠다 제멋대로인 거잖아요."
역시 과학 탐정인 내가 여리 조수를 위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 줘야 할 것 같다. 잘난 체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수 없겠지.
우리나라의 계절을 만들어 내는 기단들
기단은 넓은 범위에 걸쳐 기온, 습도, 밀도 등의 물리적 성질이 비슷한 공기 덩어리를 말해요.
시베리아 기단 : 시베리아 대륙에서 발달하는 차고 메마른 대륙성 기단으로 겨울을 차고 건조한 날씨로 만들어요.
북태평양 기단 : 북태평양에서 발달한 고온 다습한 해양성 기단으로, 여름을 무더운 날씨로 만들어요.
양쯔강 기단 : 양쯔강 유역에서 발달하는 온난 건조한 대륙성 기단으로, 봄, 가을의 날씨를 따뜻하고 건조하게 만들어요.
오호츠크해 기단 : 오호츠크 바다에서 발생하는 차고 습기 많은 해양성 기단으로, 우리나라의 초여름 장마철 날씨에 영향을 끼쳐요.
온난전선과 한랭전선이 비와 눈을 만들어요.
성질이 다른 두 기단이 만나면 경계면이 생기는데 이 경계면을 '전선면'이라고 하며, 지표면과 만나는 경계선을 전선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