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도 양배추찜이야?"
벌써 일주일째 밥상은 양배추 일색이다. 양배추찜, 양배추무침, 양배추 수프.
"풍년인 걸 어떡해요. 그래도, 유기농에 신선한 것이 얼마나 몸에 좋은데요."
여리조수는 채식주의자답게 신선한 양배추를 맘껏 먹을 수 있어 좋아하지만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곰하고 여우라서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어머머. 내가 여우였었구나. 속이 허전한 이유가 그거였었군."
그러나 여리조수는 계속 양배추를 뜯어먹기만 한다.
"그럼 저녁엔 오랜만에 고기 구워 먹자!"
"안돼요! 자연마을 식구들이 가져다 준 보라색 양배추(적채)가 아직 하나 가득인 걸요. 썩기 전에 다 먹어야 한다고요."
여리조수는 마당 한 가득 쌓인 양배추가 다 떨어질 때까진 다른 음식을 할 생각이 없는 게 틀림없다. 그렇다면, 과학탐정으로서 좋은 꾀를 내어야겠지.
"좋아! 그럼 쁘아종에게 양배추를 선물로 보내자."
"안돼요! 절대로 못 줘요. 그리고, 쁘아종은 야채엔 손도 안대는 편식쟁이잖아요."
"걱정마! 좋은 선물을 할 생각은 없어. 양배추로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딸기주스와 포도주스를 만들어 줄 거니깐."
딸기주스와 포도주스의 정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