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얼마나 깊은 땅속까지 탐험할 수 있을까?
내셔널지오그래픽지(誌)는 최신호에 그루지야 아브하지야 자치공화국의 크루베라 동굴 탐험기를 실었다. 애비스(the Abyssㆍ심연) 프로젝트로 불린 이 탐험에는 작년 8~9월(1차), 10월(2차)에 걸쳐 7개국 56명의 탐험가가 참여했다. 동굴 속으로 투입된 장비의 무게만도 5톤(t)에 달했고 3km의 로프에 전화선을 연결해 지상과 연락을 취했다.
1차 탐사에서 이들은 동굴 속 700m, 1215m, 1410m, 1640m 4곳에 캠프를 설치하고 한 개의 텐트에 5~6명이 자고 20시간 이상 탐험을 계속하는 등 힘든 일정을 이어갔다. 지하 1775m, 10m 깊이의 물 웅덩이가 탐험대의 길을 가로막았다. 얼어붙기 직전의 물속을 조사한 대원의 대답은 "통과할 방법이 없다."였다.
10월 필사의 노력 끝에 탐험대는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의 100m짜리 통로를 발견했다. '꿈에 이르는 길(the Way to the Dream)'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 통로는 마침내 탐험대를 지하 2080m의 동굴 바닥으로 이끌었다.
이들이 세운 기록은 자연 동굴 탐사(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금광 광부들은 평균 3400m의 지하에서 작업한다.)로는 최고의 기록이다. 이번 탐험을 꾸린 알렉산더 클림축(Alexander Klimchouk)은 "아직 우리가 한계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다. 우리는 더 낮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 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동굴은 암석이나 빙하 속에 자연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커다란 구멍이다. 기네스협회 기록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견된 동굴 중 가장 큰 동굴은 말레이시아 구눙물루 국립공원의 ‘사라와크 챔버’로 높이 70m, 길이 700m, 평균 폭 300m에 달한다. 또 세계에서 가장 긴 화산 동굴은 미국 하와이의 ‘카주무라 동굴’로 길이 59.3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