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분의 1 미만 확률… ABO식 혈액형과 달라
핏속 적혈구에 붙은 항원 종류에 따라 혈액형 나뉘어
모든 사람 몸속에는 빨간 피(혈액·血液)가 흐르고 있어요. 언뜻 보기에는 모두 같은데요. 사실 피는 A·B·AB·O형 네 종류로 나뉘어요.
놀라운 점은, 6월 16일 중국 윈난성에서 네 혈액형이 아니라 종류가 다른 혈액형을 가진 사람이 발견됐다는 거예요. 윈난성 원산 장족·묘족 자치주 혈액센터는 한 헌혈자에게서 p형 혈액형이 나왔다고 밝혔죠. p형은 ABO 혈액형과 달라 같은 종류의 피만 수혈받을 수 있어요. 현재 중국에는 이 혈액형을 보유한 사람이 12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p형 혈액형을 갖고 태어날 확률은 100만 명 중 1명 미만으로 드물어요.
그렇다면 혈액형은 어떻게 나뉘는 걸까요? 핏속에는 적혈구(赤血球)라는 세포가 있어요. 적혈구는 몸 전체에 산소를 공급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이 적혈구 표면에는 항원(抗原)이 있어요. 적혈구가 갖고 있는 항원의 종류에 따라 혈액형이 나뉘게 돼요. 적혈구가 A항원을 갖고 있다면 A형, B항원을 갖고 있으면 B형, A와 B항원을 모두 가지면 AB형, 모두 없으면 O형인 겁니다.
혈액형은 1901년 오스트리아의 ‘카를 란트슈타이너(Karl Landsteiner)’ 박사가 발견했어요. 이전에는 사람끼리 수혈(輸血)하다가 생명을 잃는 일이 많았어요. 한 사람 피가 다른 사람 피에 섞이면 순식간에 굳어버리는 일이 벌어졌거든요. 그는 피가 굳는 건 혈액형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혈액형이 다르면 적혈구가 뭉치며 덩어리를 이뤘죠.
이는 인류 의학 역사에 큰 전환점이었어요. 혈액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는 수혈할 때 환자의 생명이 운에 달려 있었지만, 혈액형을 발견한 이후로는 종류가 다른 피를 수혈해 일어나는 사고를 줄이게 됐어요. 이 공로로 란트슈타이너 박사는 1930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았답니다.
한번 정해진 혈액형은 원칙적으로 평생 변하지 않아요. 하지만 골수 이식을 할 경우 혈액형이 바뀔 수 있다고 해요. 피는 뼈 안에 있는 조직인 골수(骨髓)에서 만들어져요. 따라서 환자의 혈액형이 골수를 제공한 사람의 혈액형을 따라 바뀔 수 있어요. 예를 들어 A형 환자가 O형 사람에게서 골수를 이식받으면, 시간이 흘러 혈액형이 O형으로 바뀌기도 한답니다.
항원(抗原): 적혈구 표면에 붙어 있는 물질이다. 항원 종류에 따라 혈액형이 달라진다. A형 적혈구에는 A항원이, B형 적혈구에는 B항원이 붙어 있다. 자기 몸에 없는 항원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하고 공격한다. 예를 들어 A형 몸속으로 B형 혈액이 들어갈 경우 몸이 B항원을 이물질로 인식해 피가 한데 뭉쳐 굳는다.
수혈(輸血): 치료를 위해 건강한 사람 혈액을 환자의 혈관에 주입하는 일.
적혈구(赤血球): 몸속 혈액을 구성하는 세포 중 하나다. 붉은색을 띠며 몸 구석구석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골수(骨髓): 뼈 안에 있는 그물 모양 조직. 피는 주로 골수에서 만들어진다.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비롯한 여러 혈액 세포를 생성하는 주요 장소다.
- 혈액은 어디서 만들어지며, 혈액형은 무엇으로 나뉘나요?
- 가족의 혈액형을 조사하고, 혈액형 가계도를 그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