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조선일보] [산문가작] 우리 아빠는 농촌 지킴이](https://www.chosun.com/resizer/v2/XDZ3UDZSLEORFLPZ3RP2C2HASA.jpg?auth=86a8bc660e4928a733325a89a25560116e1960e1ad8e204d12740082d7959e10&width=616)
우리 아빠는 시골에 삽니다. 충주시 '노은'이라는 이름도 예쁜 곳입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리 아빠는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빠와 친할머니가 사는 시골집에 자주 놀러 갑니다. 시골은 엄청 재밌습니다. 시골에 가면 냄새부터 다릅니다. 흙냄새와 풀냄새가 참 좋습니다. 우리 아빠는 복숭아 과수원을 하십니다. 복숭아 과수원이 있는 뒷산에도 올라가 놀 수 있습니다.
아빠는 소도 키웁니다. 소는 참 순합니다. 몸집은 크지만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제가 시골에 놀러 가 소에게 뛰어가면 겁먹어서 '움찔' 하고 뒤로 물러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빠가 소밥을 줄 때는 허겁지겁 밥을 먹습니다. 밥을 먹는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시골은 게임기가 없어도 신납니다. 우리 아빠는 힘도 세서 나를 소밥 주는 수레에 태워 놀아주기도 합니다. 종종 이렇게 논답니다. 우리 아빠 멋지죠? 소는 조만간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예전부터 키우던 노란 강아지 누렁이도 있습니다. 나랑 누렁이는 '베스트 프렌드'입니다. 누렁이는 할머니가 밥을 줍니다. "옜다, 밥이다!" 누렁이도 소들처럼 컹컹 아주 잘 먹습니다. 누렁이가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새끼들은 놀아 주는 걸 좋아하고 매우 귀엽습니다. 아빠 개는 어디 있는 건지, 누군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언젠가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
우리 아빠는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재밌는 시골에서 삽니다. 난 아빠가 멋지고 좋습니다. 우리 아빠는 농촌 지킴이이기도 합니다. 맛있는 복숭아 농사를 하는 수퍼맨, 또 소들을 잘 보살피는 농촌 지킴이입니다. 아빠가 기르고 딴 복숭아는 정말 맛있습니다.
오죽하면 빨갛고 먹음직스러운 복숭아를 먹으려는 멧돼지도 있답니다. 복숭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나도 아빠의 복숭아는 정말 좋아합니다. 달콤하고 딱딱해서 일품입니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랍니다. 종종 시골에 놀러 와서 먹을 때 말고, 집에서도 먹지만 시골에 놀러 와서 먹는 복숭아는 갓 막대 사탕보다 더욱더 맛있습니다. 복숭아를 먹을 때마다 우리 아빠가 자랑스럽습니다.
아빠는 아주 특별합니다. 회사에 다니는 아빠들도 있지만 그중 우리 아빠는 초록색 보도블록 속 하나의 분홍색 보도블록처럼 빛납니다. 우리 아빠는 진짜 특별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내일은 토요일입니다. 내일 아빠가 사는 노은 시골에 가서 텐트를 치고 늦게까지 놀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운 시골에서 저녁에 텐트 치고 노는 것이 가장 기대가 됩니다. 아빠는 소와 복숭아에도 친절합니다. 그래서 소는 건강하게 쑥쑥 잘 크고 자랍니다. 복숭아도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아주 달콤합니다. 복숭아 과수원은 풍경이 복숭아처럼 빨갛게 물들어 멋집니다. 가끔 아빠의 시골을 생각하며 제 얼굴에도 복숭아처럼 붉은 미소가 번집니다.
'우리 아빠는 시골에 삽니다'로 시작하는 이 글은 아빠를 소개하는 아주 평범한 글인 줄 알았다. 근데 웬걸! 충주시 노은이라는 이름도 예쁜 곳에 살며 농사를 짓는다더니 문장 한 줄, 한 줄마다 아빠 자랑이다. 이런 걸 두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고 하나? 아니 글로써 나타내니 붓이 다 닳도록 자랑 글을 썼다고 할까? 칭찬을 많이 하면 진짜인가 의심할 만도 한데 따지고 보면 글쓴이의 자랑은 전혀 거짓이 아니다. 지나치게 부풀려 과장하지도 않았다. 사실대로 써도 자랑거리가 참 많은 아빠니까. 한마디로 아빠는 수퍼맨 농촌 지킴이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아빠의 복숭아가 단 것은 비결이 있다. 아빠가 글쓴이를 대하듯이 소와 복숭아에게 친절하기 때문이다. 곡식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아빠가 늘 복숭아가 아픈지 살펴보고 잘 자라라고 정성껏 보살핀 결과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면 글쓴이는 아빠와 떨어져 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주말마다 아빠가 사는 시골에 가서 텐트 치고 노는 글쓴이는 부족한 게 하나도 없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꿈꾸는 캠핑을 주말마다 하는 셈이니 얼마나 행운인지.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살 만하다. 시골에 가면 멋진 아빠가 있고 글쓴이의 베프 누렁이도 있다. 오죽 재미있으면 시골은 게임기가 없어도 신난다고 할까! 글쓴이뿐만 아니라 더 많은 아이가 시골을 체험하고 즐길 기회가 있었으면 참말 좋겠다.
글쓴이의 영웅은 바로 아빠다. 글쓴이가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일들을 썼기에 아빠 자랑이 넘치는데도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문장마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덩달아 시골살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솟아날 만큼. 시골에서 살아보기 홍보대사의 글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다. 다만 글쓴이 혼자 설명하는 게 아니라 아빠와의 대화를 몇 마디 넣었더라면 좀 더 감칠맛 나는 글이 됐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