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제하고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고는 합니다. '자제'란 자기 욕구를 적절하게 제어할 줄 아는 것을 의미하죠. 그때그때의 감정에 따라 나부끼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도 주체적으로 조절하는 것을 뜻합니다. 내가 모든 것을 조절할 수 있는 열쇠를 가지게 되죠.
'절제'는 균형입니다. 생활 전반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매일 같은 행위를 반복하며 인색하게 굴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공부뿐 아니라 노는 것, 일하는 것, 쉬는 것도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어 해내는 것입니다.
절제는 지나치기 전에 멈추는 것을 말합니다. 매사에 지나치지 않는 것을 말하지요. 모든 일에 과불급(過不及)이 없는 중용(中庸)의 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이 너무 많으면 산만해서 함께 있기 불편하고, 지나치게 적으면 진정한 뜻이 무시당하게 됩니다. 절제는 욕망의 바다에 표류하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주는 소중한 덕목입니다.
자제, 자신의 욕구 적절하게 제어할 줄 아는 행동
절제, 생활 전반 균형… 지나치기 전에 멈추는 것
욕망의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는 德目<덕목>
스스로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면 당연히 남의 간섭을 받을 필요가 없어지지요. 자제는 우리에게 자유를 줍니다. 자제력이 강한 사람은 모든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늑장을 부리거나 꾸물거리지 않습니다.
절제가 없다면 뭐든지 극단(極端)에서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너무 많이 요구하고, 낭비하고, 반대로 인색하게 굴기도 할 것입니다. '쾌락주의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지요. 마냥 즐거운 감정이 쾌락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를 절제하지 못하면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 같은 비극을 피하고, 조화롭게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지혜를 바로 절제라고 하겠습니다.
절제가 없다면 적절한 것이 무엇인지, 과한 것이 무엇인지 감을 잃기 마련입니다. 어디엔가 집착하게 되고, 그 마음은 자신을 괴롭게 하지요. '이러면 안 되는데, 지나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반복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조절할 수 없는 것, 절제와 자제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입니다. 그 결과가 무엇인지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조절하지 못하는 건
절제·자제력 잃었기 때문… 모범 보여 가르쳐야
소비·군것질 줄이기 등 함께 시도, 노력에 칭찬을
자녀가 절제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부모님의 역할이 큽니다. 부모님이 모범을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좋은 교육 효과를 거둘 방도는 없죠. 여기에는 '감정 조절'도 포함됩니다. 아이를 기르는 데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덕목이기도 하지요.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소비를 줄이거나 조절하고, 식사량이나 군것질을 심하게 하지 않는 시도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자녀와 이야기할 기회를 많이 가지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감정의 조절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어떤 순간에는 괜스레 짜증도 나고, 욱하는 성질이 치밀어 오를 때가 잦을 것입니다. 물론 넓은 마음으로 혹은 타고난 성정(性情)으로 아이들을 대할 때 늘 평정을 유지하는 부모님도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화가 치밀어서 힘들고, 결국에는 후회로 끝을 맺는 분들이 많지요. 이럴 때는 행동하기에 앞서 숫자를 10까지 세어보세요. 너무도 간단한 방법이지만 생각 외로 효과가 큽니다. 큰 소리로 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자녀가 노력해서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낌없이 칭찬하고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자제와 절제하는 습관을 익히고 굳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 덕윤리 대가 황경식 박사의 내 아이를 위한 인성수업
황경식 글ㅣ트로이목마
서울대학교 철학과 학부 및 석·박사 과정을 거치며 철학을 공부했다. 하버드대학 철학과 대학원 객원 연구원을 거쳐 한국윤리학회, 한국철학회 등 학회장을 역임했고 국가 석학으로 지정되기도 헀다. 동국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고, 1996년부터 명경의료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