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 두산과 넥센의 잠실 경기에서 두산 구원투수 이재학이 4회 무사 1·2루 넥센 장기영 타석에서 보크를 범하고 허탈해하고 있다. 이재학은 곧바로 교체됐고 진루시킨 주자들은 모두 홈으로 들어와 2자책점을 떠안게 됐다." 스포츠조선 9월 8일 보도

야구엔 ‘보크(balk)’ 란 규칙이 있다. 보크(balk)는 원래 ‘방해하다’ 란 뜻의 영어 단어다. 야구에서 보크는 주자가 베이스에 있을 때 저지르는 투수의 반칙 투구 행위를 의미한다. 투수가 변칙적으로 공을 던지는 동작이 타자와 주자 모두에게 혼란을 가져온다는 판단 아래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보크를 범한 타자에겐 볼 카운트가 하나 추가된다. 또한 베이스에 있는 모든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한다. 보크 여부는 주심이 판정한다.

지난 8월 24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 대 LG의 경기에서 보크가 선언됐다. 선발 투수 김광삼(LG)이 1루에 있던 고영민(두산)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규칙에 어긋난 행동을 한 것. 김광삼은 셋포지션(set position·주자가 베이스에 있을 때 투수가 투수판 위에서 주자를 견제할 수 있고 타자에게 투구도 할 수 있는 자세) 상태에서 왼발을 들어올린 뒤 포수 쪽을 향해 공을 던지려다 말고 바로 1루 주자를 향해 공을 던지는 동작을 취했다. 이 상황이 문제가 됐다.

이 경기의 심판이었던 오석환 주심은 “왼쪽 발과 몸의 중심 이동 자체는 홈으로 던지는 동작이었다” 며 “주자가 달리기 시작하자 포수 조인성이 벌떡 일어났고 김광삼도 당황해 그 자리에서 왼쪽 다리를 내려놓은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보크가 선언되는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투수판에 중심 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공 던지는 동작을 일으킨 후 중지했을 경우

②투수판에 중심 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1루를 향해 공을 던지는 흉내만 내고 실제로 던지지 않았을 경우

③투수판을 딛고 있는 투수가 베이스에 공을 던지기 전에 베이스 방향으로 발을 똑바로 내딛지 않았을 경우

④투수판에 중심 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주자가 없는 베이스를 향해 공을 던지거나 던지는 흉내를 냈을 경우(단, 도루를 방지할 목적으로 그랬을 경우는 제외)

⑤투수가 퀵피치(quick pitch·타자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을 던지는 것) 했을 경우

⑥ 투수가 타자를 정면으로 보지 않고 공을 던졌을 경우

⑦투수가 투수판을 밟지 않고 투구와 관련된 동작을 했을 경우

⑧투수가 불필요하게 경기를 지연시켰을 경우

⑨투수가 공을 갖지 않고 투수판을 밟거나 걸쳐 있는 경우, 또는 투수판에서 떨어져 공을 던지는 흉내를 냈을 경우

⑩투수가 공을 던지는 자세를 취한 후 실제로 공을 던지거나 누군가에게 공을 전달했을 때를 제외하고 공에서 한쪽 손을 떼었을 경우

⑪고의든 아니든 투수판에 중심 발을 대고 있던 투수가 공을 떨어뜨렸을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