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동타기’, ‘화관을 쓴 봉황’, ‘부부’(왼쪽부터).


전통 문화의 거리 서울 인사동에 '목인(木人)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22일 개관한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전통 목조각상 전문 박물관이다. 목인이란 사람이나 각종 동물을 나무로 조각한 전통 목조각상을 통틀어 부르는 말. 주로 의례ㆍ종교 등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마을 어귀에서 수호신 역할을 하던 장승, 무덤에 함께 묻혀 저승길을 안내하던 인형, 영원한 사랑을 기원하는 기러기 등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갖고 있다.
목인박물관의 소장품은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근ㆍ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우리 전통 목인 3000여 점, 동남아 작품 2000여 점 등 5000여 점에 이른다. 모두 김의관 관장이 지난 30여 년간 수집한 것들이다.
개관전(4월 10일까지)은 크게 2개의 주제로 진행된다. 1층에는 각종 꽃과 새 모양의 나무 조각 220여 점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2층 상설 전시장에는 사람이나 동물, 불상 등을 조각한 목인 300여 점이 유리 진열장 안에 전시돼 있다.
손때가 묻어 반질반질하고 군데군데 색이 벗겨진 나무 인형들은 언뜻 보면 볼품없지만, 볼 수록 정겹고 웃음이 난다. 소박한 모습이 우리 조상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목인은 시대에 따라 양식ㆍ소재 등이 다양하게 변하기 때문에 시대와 생활상을 연구하는 데도 귀중한 자료가 된다. 관람료 어린이ㆍ청소년 4000원, 어른 5000원(☎ 02-722-5055).
/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