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벨 주인공은 바로 나!'
평소 쌓은 영어 실력을 겨루는 '영어 퀴즈 축제(English Quiz Festival)'가 31일 오전, 서울 답십리초등학교(교장 박소혜)에서 열렸다. 이 날 2층 강당에서 열린 행사엔 6학년 어린이 360여 명이 모두 참가해,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벌였다.
한 TV 퀴즈 프로그램을 본뜬 이번 대회는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이 '골든벨'을 울리는 방식으로 진행돼 흥미를 더했다. "hospital·museum·police office는 모두 장소를 나타내는 단어들입니다." X쪽에 선 수십 명의 어린이들이 가을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진다. "3층은 영어로 'second floor'입니다." 이번엔 O쪽에 선 어린이들이 우르르 빠져나간다.
OX 퀴즈 10문제를 풀고 나니 마지막 남은 사람은 약 20명가량. 곧바로 주관식 문제가 이어진다. "Who is the first president of Korea?" 문제조차 잘 들리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친구들이 여럿 보인다. 정답은 '이승만'. "What is the month after June?" 'July' 대신 'summer' 'october' 등을 쓴 친구들이 머리를 긁적이며 같은 반 친구들의 품으로 돌아간다.
마침내 이 날 대회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단 한 명' 손요셉(6의 1) 군이 친구들의 열띤 응원 속에 무대 위로 올라갔다. 한 문제만 맞히면 '퀴즈왕 탄생'을 뜻하는 '골든벨'을 울리게 된다. "영어로 '오른쪽으로 도세요'를 써보세요." 이윽고 선생님이 정답인 "t·u·r·n, r·i·g·h·t"를 또박또박 읽자 떠나갈 듯한 박수와 함께 '뎅그렁뎅그렁' 골든벨이 울렸다. 손 군은 "평소에 영어 단어 외우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며 즐거운 표정이다.
박소혜 교장 선생님은 "학교 곳곳에 'English Zone'을 운영하는 한편, 평소 놀이를 통해 즐겁게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답십리초등은 올해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영어 교육 선도 학교'다.
/ 이재준 기자 zz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