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는 현대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예요. 10여 년의 화가 생활을 하면서 10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고 수많은 작품이 미술 시장에선 최상급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죠. 하지만 살아생전에는 단 한 작품밖에 팔지 못한 슬픈 화가예요. 고흐는 죽는 날까지 자신의 특별한 작품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집념이 대단했던 고흐
고흐는 네덜란드의 작은 시골에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목사였고, 집안은 자식을 교육시키면서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었죠. 고흐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좋아했어요. 어학에도 재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결국 중학생 때 학교를 중퇴하게 됩니다. 고흐의 큰아버지는 헤이그에서 성공한 미술 상인이었지만 자식이 없었어요. 그는 고흐와 동생 테오를 친자식처럼 여기며 자신의 상점과 재산을 모두 물려주려고 했죠. 큰아버지의 배려로 고흐는 화랑에서 직원으로 일하게 됐어요. 이 경험이 고흐가 화가가 된 계기였죠.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어요. 고흐는 착하고 여린 사람이었지만, 지나치게 감성적이고 비관적이었습니다. 또 그는 자신이 더 크고 훌륭한 일을 할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어요. 고흐는 자신의 목표가 생기면 다른 이의 충고는 전혀 듣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만 행동했죠. 집념이 대단해서 어떤 것을 한번 시작하면 끝이 날 때까지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았어요. 이런 성격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도, 목회자가 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성자의 길도 모두 처참하게 끝이 났지요.
화가가 되기로 마음먹다
좌절한 고흐가 마지막에 택한 길은 화가였어요. 화가가 되자 그의 단점이었던 부분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고흐의 순박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은 바람 부는 언덕, 별이 빛나는 밤, 밀밭의 농부들, 들풀과 화병의 꽃처럼 멋진 작품으로 탄생했죠. 그는 단순한 장면을 이전까지 세상에 없던 색과 형태로 바꿔놨어요. 뒤늦게 화가가 된 고흐의 작품은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 투박함이 삶을 태워 그려내는 열정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지요. 밝은 노란색과 같이 독특하고 강렬한 원색은 좌절뿐인 삶에서 그를 이끄는 빛과 같았어요.
그의 작품에는 마음속 슬픔과 가난, 초조함,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의 길을 걷는 고집과 의지, 자신에 대한 무한한 불만족 등이 담겨 있어요. 우리 현대인이 일상에서 겪는 감정과 고민, 행동들이 모두 포함돼 있지요. 고흐의 작품은 미술 애호가들은 물론이고 미술관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주는데요. 작품 속에 있는 다양한 감정이 전달돼서가 아닐까요?
하지만 고흐는 불행하게도 삶의 압박과 좌절을 이겨내지 못했어요. 그래서인지 여러 가지 병으로 몸과 정신이 쇠약해졌고, 명확한 치료법이 없어 증세가 더 악화했어요. 동생에게 짐만 되고 있다고 생각한 그는 계속 시름시름 앓기만 했고 결국 세상을 떠났지요. 고흐는 사후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가 됐어요. 그가 그려낸 강인한 작품처럼 조금만 더 강하게 살았더라면 그토록 원하던 명성을 얻었을 텐데요. 정말 안타까운 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