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조선일보] [도전! 한국사 마스터] 흥선대원군 '통상 수교 거부 정책'

흥선군 이하응은 조선 왕족이었던 남연군의 아들이었어요. 왕족이지만 왕위에 오를 수 없는, 왕실의 아주 먼 친척이었어요. 흥선군이 살던 때는 안동 김씨가 세도 정치

*

를 펼치고 있었어요.

안동 김씨 세력이 왕보다 더 큰 권력을 휘두르던 때였지요. 안동 김씨들은 자신에게 도전할 만한 세력을 보이는 대로 없애 버렸어요. 한 나라의 임금도 자신들이 다루기 쉬운 사람으로 앉힐 정도였지요. 그러니 아무리 먼 친척이라도 덜덜 떨 수밖에 없었어요.

'이대로 있다가는 나도 잘못될 수 있어. 취한 척이라도 해야지.'

흥선군은 일부러 안동 김씨들의 잔치에 가서 허겁지겁 술과 안주를 먹어 치웠어요. 마을의 상갓집에서도 행패를 부리는 등 누가 봐도 모자란 사람처럼 행동했지요. 안동 김씨들은 더 이상 이하응을 경계하지 않았어요.

사실 흥선군은 계획이 있었어요. 뒤로는 궁궐의 조 대비와 가깝게 지내며 자신의 혈육을 다음 왕으로 만들려고 했지요. 당시 왕이었던 철종이 잘못되면 자신의 둘째 아들을 왕으로 떠받들려고 한 거예요. 얼마 뒤 철종이 숨을 거두자 흥선군의 둘째 아들 이명복이 고종이 됐어요. 흥선군은 대원군이 돼 어린 왕을 대신해 나라를 다스렸어요. 당시는 세도 정치 때문에 백성의 난이 끊이지 않았고, 조선과 통상을 하려는 서양 배의 침입이 계속되던 혼란한 때였어요.

'위태로운 조선을 구하려면 왕권부터 되살려 나라를 안정시켜야 해!'

흥선대원군은 부패한 관리를 내쫓고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했어요. 양반에게만 주어졌던 혜택을 없애고, 백성의 세금도 줄여 줬지요. 또, 나랏돈을 허비하던 서원도 정리했어요. 하지만 흥선대원군은 경복궁을 다시 짓느라 무리하게 기부금을 받는 등 백성의 원성을 사기도 했어요. 천주교를 탄압하며 프랑스 선교사를 처형해 프랑스 군함의 공격을 받았지요. 같은 해 미국도 통상을 요구하며 강화도를 침략했어요. 그러자 흥선대원군은 전국에 척화비를 세워 서양 열강에 대해 통상 수교 거부 정책을 펼쳤어요.

"서양 오랑캐와 교류하는 것은 나라를 팔아먹는 일이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의 생각과는 달리 조선의 개항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세도 정치:

왕실과 혼인 관계를 맺은 가문들이 국정을 독점하는 정치

이야기 속 용어 따라 쓰기

조선의 개항
세도 정치 시기에 나라의 질서가 혼란해진 사이를 틈타 서양 배인 이양선이 조선 앞바다에 자주 나타났어요. 이양선은 조선에 통상을 요구하며 백성을 불안에 떨게 했어요. 그러다가 프랑스 선교사가 천주교 박해에 희생되자 프랑스 군함이 이를 구실로 조선에 쳐들어왔어요(병인양요·1866년). 조선군은 프랑스군에 맞서 승리했지만 프랑스는 의궤 등 귀중한 문화재를 빼앗아 갔어요. 미국도 군함을 이끌고 통상을 요구하며 강화도를 침략했어요(신미양요·1871년). 흥선대원군은 전국에 척화비를 세우며 조선의 개항을 막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일본은 운요호를 보내 무력으로 조선을 개항시키려고 했죠. 조선이 일본군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일본인이 다치자, 이를 빌미로 일본은 조선에 개항을 강요했어요. 그 결과 조선은 일본과 강화도 조약을 맺으면서 부산, 인천, 원산 등 세 개의 항구를 열고 통상을 허가했어요.

흥선대원군
‘대원군’은 왕에게 자손, 형제가 없어 왕족 중 한 사람이 왕이 됐을 때 새 왕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이에요. 흥선대원군은 자신의 아들을 고종으로 만들어 어린 왕을 대신해 부패한 관리를 쫓아내고 백성의 세금을 깎아 주는 등 개혁 정책을 펼쳤어요. 하지만 경복궁을 다시 지으려고 기부금을 걷고 천주교를 탄압한 일로 비판도 받았지요. 또, 서양 세력과 두 번에 걸쳐 싸움을 벌이며 서양과 일본을 오랑캐로 여겨 배척하는 정책을 펼쳤어요.

척화비
흥선대원군이 서양과 교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전국에 세운 비석이에요. 이 비석에는 “서양 오랑캐가 침입했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는 것이요, 화친을 주장하는 것은 곧 나라를 팔아먹는 것이다”라는 글이 쓰여 있어요.
Quiz| 한국사를 잡아라

1. 흥선대원군이 모자란 사람처럼 보이려고 했던 까닭을 알맞게 말한 번호를 쓰세요. ( )
① 자신이 왕이 되고 싶어 모자란 사람인 것처럼 행동했다.
② 안동 김씨 세력이 자신을 경계할까 봐 모자란 사람처럼 보이게 행동했다.
③ 안동 김씨 세력에게 잘 보여서 자신도 함께 권력을 누리기 위해서 모자란 사람처럼 행동했다.

2. 흥선대원군이 한 일로 알맞으면 ○표, 알맞지 않으면 ×표 하세요.
① 철종이 죽자 흥선대원군이 왕위에 올랐다. ( )
② 부패 관리를 내쫓고 백성의 세금을 줄여 주었다. ( )
③ 왕실의 위엄을 세우기 위해 전국에 서원을 새로 지었다. ( )
④ 천주교를 박해하고 프랑스 선교사를 처형해 프랑스 군함의 공격을 받았다. ( )

정답 1. ② 2. ①× ②○ ③× ④○

● 한국사 잡는 독해2
지에밥|지에밥 창작연구소 글|우지현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