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에서 삼국시대는 고구려·백제·신라가 서로 겨루며 발전하던 때를 말해요. 그런데 당시 백제와 신라 사이에는 삼국 말고도 네 번째 나라가 존재했어요. 바로 김수로가 세운 '가야'였지요.
오래전 지금의 경상도 김해 지역에는 '간'이라고 불리는 아홉 명의 촌장이 각자 마을을 다스리며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홉 촌장은 '구지봉'이라는 언덕 위에서 들려오는 근엄한 목소리를 들었어요. "하늘의 신이 나에게 이곳에 나라를 세우고 왕이 되라고 했노라."
아홉 촌장은 기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 시작했지요. 이때 불렀다는 노래 가사가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는데 그 내용이 무척 재밌어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내밀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
노래에 나오는 '거북이의 머리'는 아홉 촌장이 맞이하고 싶은 특별한 존재라고 해석할 수 있어요. 얼마 뒤 하늘에서 자주색 끈이 길게 땅으로 내려왔고 그 끝에는 붉은 보자기로 싼 커다란 금빛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지요. 아홉 촌장이 다가가 상자를 열어 보니 황금빛으로 밝게 빛나는 여섯 개의 알이 들어 있었어요. 그리고 얼마 뒤 여섯 개의 알이 차례대로 깨지면서 아이들이 태어났어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난 여섯 아이는 열흘 만에 이미 다 자란 어른의 모습으로 변했어요. 아홉 촌장을 비롯해 마을 사람들 모두 가장 먼저 알에서 나온 '김수로'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했어요. 그리고 김수로가 금빛 알에서 나왔다고 해서 성을 '김(金)'으로 정했어요.
김수로는 '금관가야'를 세우고 첫 번째 왕이 됐고 나머지 다섯 명도 각자 나라를 세웠어요. 이처럼 '가야'는 여섯 개의 연맹(조직)으로 이뤄졌는데 그중 김수로의 금관가야가 가야 연맹을 이끌었어요. 김수로는 왕이 되고서 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하면서 어진 정치를 펼쳤어요. 지금도 김해 지역에는 아홉 촌장이 춤추며 노래를 불렀다는 '구지봉' 등 가야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답니다.
소담주니어 '초등학생을 위한 역사를 빛낸 100명의 정치인' (장현주 글, 강준구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