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조선일보] [더하기빼기 영단어] '벌' 스펠링에 'F'를 더하면?

"뭐 먹을 거야?"

"비프스테이크(beef-steak)!"

비프스테이크는 소고기를 두툼히 썰어 강한 불로 익혀 만든 요리입니다. 고기의 익은 정도에 따라 Rare(설 굽기), Medium-rare, Medium(반쯤 굽기), Medium-well, Well-done(바싹 굽기) 5단계 중 하나를 선택해서 먹지요.

그런데 영어로 소를 'ox' 또는 'cow'라고 하는데, 소고기는 왜 'beef'일까요? 영국의 역사를 알면 그 까닭을 알 수 있습니다.

11세기쯤 영국은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역에 거주하던 노르만족에게 지배됐습니다. 북유럽에서 내려온 노르만족은 프랑스 국왕의 허락을 받고 노르망디에 정착하고 살았는데, 이들이 영국으로 건너가 그곳에 살던 색슨족을 정복한 것입니다.

"이제부터 영국은 우리 노르만 왕조가 다스리겠노라!"

이리하여 영국에서는 노르만족이나 프랑스인이 상류층으로 살았고, 영국인들은 그 지배를 받으며 살아야 했습니다. 이때 언어가 이중으로 사용됐습니다. 상류층에서는 프랑스 어를 썼고, 하층민 신세인 색슨족은 영어의 모태가 되는 앵글로·색슨어를 썼습니다.

[어린이조선일보] [더하기빼기 영단어] '벌' 스펠링에 'F'를 더하면?

예컨대 색슨족은 가축을 키우면서 동물 이름을 색슨어로 말했지만, 그 동물의 고기가 식탁에 오를 때는 프랑스 어로 불렀던 것입니다. 소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소고기는 당시 프랑스 어인 boef(뵈프)로 불렸습니다. 이후 boef는 beef로 살짝 바뀌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영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로스트비프(roast beef)는 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한 다음 오븐에서 구운 소고기입니다. 고기 따위를 불에 굽는 것, 또는 그렇게 만든 음식을 뜻하는 '로스구이'는 로스트비프에서 나온 말입니다.

풀과바람 '두뇌를 깨우는 영어 퀴즈 쇼' (박영수 글, 이리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