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쿵!
어느 날 밤, 현관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작곡을 하다 피곤해서 쓰러져 있던 모차르트는 깜짝 놀라 일어났어요.
"이 늦은 밤에 누굴까?"
그날 밤 모차르트를 찾아온 것은 회색 양복을 입은 정체불명의 사나이였어요. 사나이는 딱딱한 표정으로 편지 한 통을 전하고는 곧장 어둠 속으로 사라졌어요.
그 편지에는 진혼곡(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한 합창곡)을 작곡해 달라는 내용과, 작곡을 부탁한 사람이 누군지 알려고 하지 말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어요.
생활비 때문에 할 수 없이 작곡을 하기로 한 모차르트는 그날 밤 이후 괴로움에 시달리게 됐어요. 당시 모차르트는 병마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그날 이후 병이 더 악화됐던 거예요.
"이상해. 그 사나이의 그림자가 눈앞에서 떠나질 않아. 혹시 내 죽음을 기다리는 저승사자가 아닐까?"
모차르트는 죽음의 그림자에 몸을 떨면서 진혼곡 작곡에 몰두했어요. 그리고 예감(豫感)은 불행하게도 일치했죠. 그는 진혼곡을 다 완성하지 못한 채 그해 겨울에 숨을 거뒀어요.
모차르트의 불길한 예감을 안고 탄생한 곡이 바로 진혼곡 '레퀴엠'이에요. 미완성으로 남은 곡은 모차르트의 제자인 쥐스마이어가 나머지 부분을 완성해서 세상에 나오게 됐어요.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그가 초기에 작곡했던 미사곡보다 조금은 우울한 분위기의 곡이에요. 하지만 때로는 강렬한 선율과 극적인 효과로 절정에 이르게 하는 선율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귀함이 넘쳐흘러요.
모차르트는 진혼곡인 '레퀴엠'으로 유명하지만 그가 만든 음악의 분위기는 대부분 편안하고 아름다워요. 곁에 이유 없이 짜증을 잘 내고 자주 신경질을 부리는 친구가 있다면 모차르트의 음악을 권해 보세요. 친구랑 다퉈서 화가 나고 속상한 날에도 모차르트의 음악이 마음을 가라앉혀 줘요.
● 세상 모든 음악가들의 음악 이야기
소담주니어|유미선 글|최상훈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