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따르면 '산통'은 맹인들이 점칠 때 사용하던 산가지를 넣은 통이다. 산가지란 1부터 8까지 숫자가 적힌 기다란 막대기다. 산통을 흔들어 산가지를 뽑고, 뽑힌 산가지를 이용해 점을 치는 게 산통점이다. 산통을 깨 버리면 점을 칠 수 없다. 일을 완전히 그르치게 된다.
산통은 원래 계산을 위한 도구였다. 덧셈·뺄셈·곱셈·나눗셈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기 위한 계산기였다. 산가지에는 수가 적혀 있거나 수만큼의 홈이 파여 있다. 그래서 산(算·셈할 산)가지다. 고대 중국의 숫자를 보자. 一(일), 二(이), 三(삼), 四(사), 五(오), 六(육), 七(칠), 八(팔), 九(구), 十(십). 각 숫자를 구별하기 좋다. 그러나 표기하거나 계산하기가 불편했다. 4593을 四千五百九十三이라고 길게 적어야 했다. 사칙연산은 더 복잡했다. 그래서 계산할 때는 따로 도구를 이용해야 했다. 그 도구가 산가지였고, 산가지를 보관한 통이 산통이었다. 계산은 산가지로, 계산 결과의 표기는 숫자로 한 것이다. 산통이 깨지면 산가지를 잃어버리기 쉽고 사용하기도 어려워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산통점은 분명 계산 도구로서의 산통이 보급되고 난 후에 등장했을 것이다. 산통의 용도가 추가된 것이다. 수학의 창의적인 응용이랄까!
생각의길 '어느 괴짜 선생님의수학사전' (김용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