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남극에 이어 오늘은 북극으로 떠나보자.
남극이 거대한 대륙인 것과는 달리, 북극은 그저 바다에 떠있는 두꺼운 얼음덩어리가 대부분이다. 북극권이란 북극점을 중심으로 북위 66도 30분 이북 지역을 뜻한다. 전체 면적은 2600만㎢로 지구의 5%쯤 된다. 북극해를 중심으로 북아메리카 대륙과 유럽ㆍ아시아 대륙, 그리고 그린란드 등의 섬에 둘러싸여 있다.
북극에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살아왔다. 바로 ‘에스키모’다. 남극이 인간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양성 기후인 북극이 대륙성 기후인 남극보다는 한결 따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극은 남극과 닮은꼴이기도 하다. 남극처럼 거대한 얼음과 눈에 뒤덮여 기온이 무척 낮다. 인간의 발길이 덜 닿아 자연 환경은 깨끗하다. 지구 온난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비슷하다. 지난 100년 동안 북극 지역은 평균 기온이 2도나 올랐다. 이는 지구 전체 평균 상승률의 2배다. 1979년 이후에는 남한 면적의 약 26배에 해당하는 260만㎢의 얼음이 녹아버렸다.
석유 ·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25%
1909년 미국 탐험가 피어리가 북극점에 도달한 이후에도 북극은 줄곧 쓸모 없는 얼음덩어리 취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곳에 엄청난 자원이 묻혀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나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러시아. 지난해 러시아는 잠수정 2대를 북극 심해로 보내 해저 4261m 지점에 티타늄으로 만든 러시아 국기를 꽂았다.
미국 지질조사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북극 바다 밑에는 무려 166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묻혀 있다. 전 세계 매장량의 25%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어획량도 전 세계의 37%나 차지한다. 게다가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북서항로가 뚫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북극을 통과하는 북서항로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가장 짧은 바닷길이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지금의 대서양-태평양 항로보다 무려 4000km 이상 짧다.
물론 북극은 남극과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북극의 얼음이 녹을수록 이곳을 둘러싼 분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극의 불행이 몇몇 나라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보이나 보다.
/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