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를 펼쳐보자. 북아메리카 북동부 대서양과 유럽대륙 노르웨이 서쪽 바다 중간에는 커다란 섬 하나가 있다. 그린란드다. (대부분의 지도에서) 무척 커 보이는 이 섬의 넓이는 216만 6086㎢. 이번에는 남아메리카 대륙을 찾아보자. 언뜻보기에도 그린란드와 크기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남아메리카의 면적은 2053만㎢. 그린란드보다 무려 10배 가까이 크다. 그런데 지구본에는 두 곳의 크기 차이가 뚜렷하다. 왜 지도에는 그린란드와 남아메리카의 크기가 비슷하게 그려져 있는 걸까?

지구는 둥글다. 지도는 평면이다. 둥근 지구를 평평한 지면에 옮기다 보니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오렌지 껍질을 벗겨서 도화지 위에 붙인다고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지도를 그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리가 보는 지도는 대부분'메르카토르 도법'을 따른다. 네덜란드의 지도 제작자 메르카토르가 1569년 자신의 이름을 붙여 만든 투영법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에서는 경선과 위선이 직각으로 만난다. 그러나, 실제의 경선은 남극과 북극으로 모아지기 때문에 직선이 될 수 없다. 당연히 모양이 왜곡된다. 극지방에 가까워질수록 면적이 부풀려질 수밖에 없다. 그린란드가 실제 크기보다 훨씬 크게 그려지는 이유다. 극지방에 가까운 유럽과 러시아도 사정은 마찬가지.

반면, 경도 33~38도 사이에 있는 우리나라는 제크기대로 그려진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메르카토르 도법은 여전히 많이 쓰인다. 이에 대해 국토지리정보원 조흥묵 사무관 (국토조사과)은“항해용으로 만들어져 방위가 정확하고, 오래 사용해 익숙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방향과 면적, 모양 3가지 모두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투영법은 없다.”며,“ 지도의 목적에 맞는 한 방법을 선택할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