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를 펼쳐보자. 지도의 중심, 태평양 한가운데를 살펴보면 세로선 하나를 볼 수있다. 경도 180도 상을 통과하는 이 선은 마치 전세계를 두 개로 나누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날짜 변경선’이다.
그런데, 이 선은 직선이 아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알래스카 부근에서 한번, 그 아래 알류산열도 근처에서 다시 한번 꺾인다. 이후 줄곧 곧게 내려오다가 다시 오세아니아 부근에서 삐뚤빼뚤하다. 왜 그럴까?
지구 자전에 따른'시차'고려한 것
섬과 육지를 피해 바다로만 그려…
우선‘날짜 변경선’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날짜 변경선은‘날짜를 변경하기 위해 일부러 그어놓은 경계선’이다. 1884년 미국에서 열린‘국제자오선회의’에서 결정한 것이다. 이 선을 넘나들 때마다 날짜가 달라진다. 이 선을 기준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 하루 이득을 보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어가면 하루를 더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선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지구는 24시간마다 한 번 자전하며, 이에 따라 경도 15도에 1시간씩 시차가 생긴다.
따라서 날짜를 정할 때 이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곤란해진다. 예를 들어, 한국 시각이 1월 1일 0시일 때 동쪽으로 180도 이동하면 1일 12시가 된다. 다시 동쪽으로 90도 이동하면 18시. 여기서 다시 동쪽으로 한번 더 90도 이동해 한국으로 돌아오면 2일 0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날짜 변경선이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동쪽으로만 계속 이동해 제자리에 돌아와도 날짜 변경선을 넘었기 때문에 한국은 다시 1일 0시가 된다.
날짜 변경선은 모두 바다를 통과한다. 섬과 육지를 피해서 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선이 아닌 삐뚤빼뚤한 모습이다. 만약 이 선이 섬이나 육지 한가운데를 지난다면 한쪽은 12월 31일, 또 한쪽은 1월 1일인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