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종이 막 울렸습니다. 감독관 선생님이 들어오자마자 간단한 주의사항을 일러주고, 시험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오늘은 과학 영재반 선발을 위한 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민호는 문제를 보자마자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문제> 다음의 사물들을 보고 공통된 법칙을 찾아내시오(힌트 : 스핑크스).
자갈, 번데기, 올챙이, 나방, 모래, 알, 바위, 진흙, 애벌레, 개구리
아무리 생각해도 단번에 법칙이 생각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힌트를 먼저 생각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잘 알다시피 스핑크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아침에는 네 다리로, 낮에는 두 다리로, 밤에는 세 다리로 걷는 짐승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오디푸스가
"그것은 사람이다."라고 답해 맞혔던 내용입니다. 왜 답이 사람이냐 하면 사람은 어렸을 때 네 다리로 기고, 자라서는 두 발로 걷고, 늙어서는 지팡이를 짚어 세 다리로 걷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민호는 '아침'과 '낮'과 '밤'과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와 '자라서'와 '늙어서'가 모두 때, 곧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민호는 제시된 사물들을 종류별로 시간의 순서대로 배열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바위→자갈→모래→진흙, 알→애벌레→번데기→나방, 알→올챙이→개구리의 순서로 내용이 정리되지 않겠습니까?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정도면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 이 화살표의 순서가 무엇을 뜻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똑같은 사물이지만 모두 시간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당하게 이렇게 답을 썼습니다. "사물은 시간에 따라 변한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고요? 당연히 합격했지요. 이렇게 시간에 관계된 문제에는 생물의 변화, 지구환경과 날씨의 변화, 인간의 역사 등이 있지요.
/ 이종란 철학박사(서울 등현초등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