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12일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 이후 첫 무역 협상에서 큰 폭의 관세 인하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위한 역사적인 무역 승리(historic trade win)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미·중이 상대에 부과한 115% 보복 관세를 인하하기로 한 내용의 합의안을 언급하며 “미 무역 합의는 미국의 승리며, 트럼프가 미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합의를 끌어내는 데 있어 무적의 전문성(unparalleled expertise)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앞서 중국에 부과한 10% 기본 관세, 지난 2~3월 펜타닐 반입을 문제 삼아 부과한 20% 추가 관세는 유지된다.
백악관은 이날 10% 기본 관세를 유지하기로 한 것을 언급하며 “(10% 관세는) 국내 생산을 장려하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미국의 무역 정책이 우리 노동자를 우선 지원하도록 보장하는 공정한 기준을 유지한다” “이전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는 미국 이익을 보호하고 불공정 무역 관행을 중단하기 위해 중국에 대해 강경하고 타협 없는 입장을 취했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무역과 경제에 관한 중요한 논의를 지속하기 위해 협의체를 설립하기로 했다”며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며 미국 노동자와 농민, 기업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상품 무역 적자는 2954억 달러(약 430조원) 수준이었다.
백악관은 “미·중이 중국에서 북미의 불법 마약 제조업체로 유입되는 펜타닐과 기타 전구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1일 중국·멕시코에 고율(高率)의 관세 부과를 결정하며 그 배경으로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의 유입을 유독 강조했다. 이는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의 일종으로 헤로인보다 50배나 강력하다. 미국에선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2022년에만 약 11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18~49세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들이 펜타닐 생산에 필요한 화학 원료를 멕시코의 마약 밀매 조직에 공급하고, 여기서 생산된 펜타닐이 국경을 넘어 미국에 유통된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펜타닐은 수년간 미·중 관계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