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마크 에스퍼 국방장과을 전격 경질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전까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키는대로 권한을 행사하는 이른바 ‘무자비한 레임덕’ 시나리오가 현실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아주 존경받는 크리스토퍼 C. 밀러 대테러센터국장이 국방장관 대행이 될 거라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밀러는 잘 해낼 것!”이라며 “마크 에스퍼는 해임됐다. 나는 그의 공직에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 퇴임 전까지 ‘무자비한 레임덕’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레임덕 기간에 눈치 보지 않고 내키는 대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심기를 거슬렀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고위 관료들을 막판에 해고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올해 미국을 휩쓸었던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군을 동원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됐다. 에스퍼 장관은 올 대선 직전 이미 사표를 준비해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임기를 70여일 남겨놓고 내각의 핵심 요직인 국방장관을 해임한 것은 이례적이다.
폴리티코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까지 자신 때문에 수사를 받아 감옥에 가 있거나 기소된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면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문제가 생길 만한 백악관의 기록물을 대거 소각하고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