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지역 러스트벨트에서 잇따라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재선가도에 빨간 불이 켜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카드’를 꺼내들었다.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와 역전승이 사실상 확정된 미시간주를 상대로 개표를 중단시켜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진영에서 우편투표의 불법성을 주장하며 소송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예상보다 일찍 법정 싸움에 휘말리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연설하고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선거대책본부는 4일(현지시각) 두 개 주에 대한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하고 해당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빌 스테피언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이같이 발표하고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수많은 개표소에서 진행되는 투표용지의 개봉 및 개표과정을 참관하는데 있어 미시간주 주법이 보장한 의미있는 접근권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띠라 이날 미시간주 법원에 “의미있는 접근이 보장될때까지 개표를 중단시켜달라”는 취지의 소장을 접수했다고 스테피언 본부장은 말했다.

앞서 트럼프 선거대책본부는 선거후 사흘뒤까지 우편투표용지를 받기로 한 펜실베이니아 주정부의 방침을 무효화해달라는 소송도 연방대법원에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선대본은 시종일관 앞서다 막판에 대역전극을 허용한 위스콘신주에 대해서도 재검표를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4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에서 펜실바니아주 개표중단 소송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왼쪽에 트럼프의 안들 에릭 트럼프와 며느리 라라 트럼프가 보인다./AP 연합뉴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선거의 판세를 좌우할 러스트벨트(미 북동부의 쇠락한 제조업 중심지역)에 속한다. 두 지역에 선거인단 36명이 걸려있다. 미시간의 경우 개표 중반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유있게 앞서갔지만 이후 바이든 대통령 몰표가 쏟아지면서 역전에 성공해 개표 99%가 완료된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가 49.8%로 트럼프 후보에 1.1%P로 앞서며 승리가 확정적이다.

펜실베이니아는 두 후보가 막판까지 치열한 유세전을 펼친 최대 경합지역이다. 현재 85%까지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52.2%로 바이든 후보(46.7%)를 앞서고 있으나 초반 개표상황에 비해 격차가 많이 좁혀졌기 때문에 우편투표 결과에 따라 바이든의 역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스콘신 재검표 요구를 놓고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캠프의 밥 바우어 고문은 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위스콘신 승리를 선언하더니 이제는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며 “메시지가 뒤죽박죽”이라고 했다.

바우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젯밤과 오늘 본인이 다른 입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법적 조치로 그것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은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위스콘신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개표 중반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갔으나 밀워키 등 민주당이 우세한 대도시 지역의 개표가 시작되며 판이 뒤집혔다. 개표가 99%까지 진행돼 사실상 완료된 상황에서 바이든이 163만여표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160만여표)을 근소하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