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가 만든 선거자금 모금 광고에 러시아제 공군기·소총의 사진이 사용됐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전국위원회와 트럼프 선거캠프가 공동 운영하고 있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위원회는 최근 ‘우리의 군을 응원합니다(support our troops)’라는 구호를 앞세운 선거 후원금 모금을 위한 온라인 홍보물을 만들었다.

지난 9~12일 온라인엔 게시됐던 트럼프 선거캠프의 선거 홍보물. 미군기로 묘사된 전투기는 러시아제 미그29기이고, 군인이 들고 있는 소총도 러시아제 AK-74로 밝혀졌다고 폴리티코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황혼녘으로 물든 산악지대에서 전투복 차림의 미군들이 걷고 있고, 그 위로 전투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실루엣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이 그림에 등장한 전투기는 미군기가 아닌 러시아제 공군기라는 것이다.

이 홍보물은은 9·11 테러 19주기를 사흘 앞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노출됐다. 그러나 이 홍보물이 게시된 직후 “전투기가 러시아제”라는 군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미군 전투기인 F-16과 F-10의 설계작업에 참여했던 피레으 스프리씨는 “저건 확실히 (러시아제) 미그29기”라며 “러시아공군기가 우리 군대를 돕고 있다는 걸 알게 돼 기쁘다”고 비꼬았다.

구 소련 시절인 1977년에 처음 등장한 미그 29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전투기로 북한을 포함한 세계 여러나라에 수출됐다. 스프리씨는 실루엣이 러시아제 공군기라는 근거로 비행기 꼬리 부분의 각도와 엔진 등 각 기관의 모습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러시아 측 관계자는 홍보물 속 전투기 뿐 아니라 러시아 화기까지 쓰였다고 알렸다. 모스크바의 전략기술분석센터 수를란 푸코프 국장은 “전투기는 미그-29s이고, 세 명 중 가장 오른쪽 군인이 들고 있는 것은 (소련이 개발한) AK-74 소총”이라고 말했다.

이 홍보물을 만든 위원회의 주요 업무는 주로 선거자금을 소액이나 전자화폐로 모금하는 일이다. 이들이 홍보물에 쓴 군인·전투기 그림은 셔트스톡닷컴이라는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그림의 원작자 측은 알프스의 소국 안도라에 있으며,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질문을 보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캠프가 미군을 앞세워 선거자금 모금 캠페인을 벌이면서 러시아제 공군기와 소총 이미지를 쓰게 된 경위에 대해 위원회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작년 10월에는 플로리다주의 브라이언 매스트 연방 하원의원이 미군의 창립기념일을 축하하는 트윗을 올리면서 러시아제 전함 사진을 올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