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생후 15개월 된 아기가 누나의 긴 머리카락에 목이 감겨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일 미국 의학 학술지 큐어어스(Cureus)는 아칸소 의과대학 소아과에서 보고한 ‘모발 지혈대 증후군(HTTS)’의 이례적인 사례를 공개했다.
이 사고는 미국 아칸소의 한 가정에서 발생했다. 생후 15개월 된 남자아이가 거실 바닥에 누워 있던 14세 누나의 무릎 길이 머리카락에 목이 감기면서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누나가 움직이자, 머리카락이 목을 더 강하게 조이면서 아이는 청색증을 보였고, 의식을 잃고 말았다.
당황한 부모는 손으로 머리카락을 풀려 했지만 실패했고 약 1분 뒤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르고서야 아이를 구조할 수 있었다. 당시 아이는 약 30초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부모가 흉부 압박과 인공호흡을 시행해 의식을 되찾았다.
응급실로 이송된 아이는 당시 얼굴에 점상 출혈과 결막하 출혈, 흡기성 협착음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정밀 검사를 위해 CTA(컴퓨터 단층혈관조영)를 포함한 영상 검사를 실시했다. 다행히 혈관 손상은 없었다. 아기는 스테로이드 약물 투여 후 상태가 안정돼 다음 날 퇴원했다.
의료진은 이 사고를 모발 지혈대 증후군에 의한 비의도적 목 압박 사례로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HTTS는 보통 머리카락이나 실이 손가락, 발가락, 생식기를 감아 혈류를 차단하는 응급 상황으로, 목에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논문에선 “과거 유사 사례 다수는 아이가 부모와 함께 자는 ‘코슬리핑’ 상황에서 발생했지만, 이번 사례는 낮 시간 가족 활동 중 발생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고를 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5세 미만 유아는 좁은 기도와 유연한 연조직 특성상 사소한 압박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긴 머리카락뿐 아니라 실, 끈, 전선, 커튼 줄 등 유사한 위험 요소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