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미국 아이오와주 캐럴카운티에서 경찰이 도주하는 차 보닛에 올라타멈추라고 명령하는 모습. /캐럴카운티 경찰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경찰을 차에 매달고 질주한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게 됐다. 경찰이 달리는 차를 꼭 붙잡고 있는 영상도 2년 만에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디모인레지스터와 CBS뉴스 등 현지매체는 2년전 아이오와주 캐럴카운티에서 발생했던 추격전 영상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경찰 패트릭 맥카티는 2021년 3월 5일 낮 캐럴카운티의 한 도로에서 빨간색 차량에 검문을 요청했다. 당시 이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여성과 남성이 각각 타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남성은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의 데니스 가이더 주니어(29)였다. 그는 가석방 기간 중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 일리노이주에서 영장이 발부된 상황이었다.

경찰은 당시 차를 세운 뒤 “이런 말 하기 싫지만 당신에게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며 차에서 내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가이더는 운전석에 앉아있던 여성을 차량 밖으로 밀쳐내더니, 갑자기 자신이 운전대에 올라탔다.

가이더가 도망치려고 하자 경찰은 차량 앞으로 가 총을 겨누며 막았다. 그러나 가이더는 차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에 경찰도 해당 차량 보닛으로 뛰어올랐다. 경찰은 보닛 위에서 무릎을 꿇고 운전석에 총을 겨눈 자세로 “당장 차를 멈추라!”고 소리쳤으나 가이더는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차량은 점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경찰도 떨어지지 않기 위해 차량 지붕 위로 올라가 매달려 있었다. 당시 가이더는 시속 80㎞로 달렸다고 한다. 공개된 경찰 바디캠 영상에는 이 차량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도망치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도주 차량이 급커브를 도는 순간에도 차를 놓치지 않았다.

2021년 3월 미국 아이오와주 캐럴카운티에서 경찰이 도주하는 차량 지붕에 매달려 있다. /캐럴카운티 경찰
2021년 3월 미국 아이오와주 캐럴카운티에서 경찰이 도주하는 차량 지붕에 매달려 있다가 떨어지는 모습. /캐럴카운티 경찰

추격전은 1분가량 이어졌다. 그러다 도주 차량이 구덩이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덜컹거렸고, 이 충격으로 경찰은 튕겨져 나가면서 땅에 굴러떨어졌다. 추락한 순간에도 그는 뒤쫓아 달려오는 동료 경찰에게 “나는 괜찮으니 빨리 가서 그를 붙잡으라”고 했다.

이 사고로 맥카티는 골절상을 입어 3개월간 휴직했다. 완전히 부상을 회복하기까진 1년이 걸렸다고 한다. 가이더는 이후 일리노이주로 도망갔다가 결국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리노이주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가이더는 지난 2월 해당 사건에 대한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시켜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면서 2년 만에 선고 공판이 열렸다.

재판 과정에서 가이더 측은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가이더 변호인은 “그는 무방비 상태에서 경찰이 얼굴에 총을 겨눠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했다”며 “맥카티의 대응은 경찰 규정에 어긋난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가이더는 지난 11일 차량을 이용해 경찰에 심각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최고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