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작업으로 청룡언월도를 든 몸만 남아있는 관우 조각상 / 웨이보

중국 후베이(湖北)성 징저우(荊州)시가 초대형 관우상 철거를 시작했다. 중국 지방 정부가 2016년 기네스북 등재를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설치했지만, 지역 경관을 해친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5년 만에 철거한 것이다.

8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 세계 최대 크기의 관우상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이날 대형 크레인이 동상에서 관우상의 머리부터 떼어내면서 청룡언월도를 든 몸체만 덩그러니 남아 있자, 이 사진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떠돌기도 했다.

2016년 후베이성은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1억7000만위안(약 300억원)을 투입해 높이 57.3m, 무게 1200t의 관우상을 설치했다. 20층 아파트와 맞먹는 높이다.

중국 후베이성 징저우에 2016년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관우상. 높이 57.3m, 무게 1200t에 이른다./중국 인터넷

하지만 현지 반응은 차가웠다. 지역 주민들은 “관우상이 도시 미관을 망친다”고 했다. 중국 주택도시건설부도 지난해 “관우상이 (징저우) 고성의 풍모와 역사적 가치를 훼손한다”며 징저우역사문화보호계획 관련 규정에 따르라고 통보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징저우시는 지난해 12월 관우상 이전을 결정했다. 철거 및 이전 비용에도 1억5500만 위안(약 28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우상은 현재 위치에서 8㎞쯤 떨어진 뎬장타이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곳은 관우가 군대를 훈련시켰던 장소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후베이성은 완전 해체까지 약 2개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징저우 문화관광국 관계자는 중국 관영 CCTV에 “당시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우자는 충동이 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