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홈페이지 50여곳 마비되고 이란국기-솔레이마니 얼굴 도배<br>체포는 하지 못해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듯

올해 1월 미 트럼프 행정부의 작전에 따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가 드론 공격으로 폭사하고 며칠 뒤 미국의 홈페이지 50여곳이 해킹을 당했다. 홈페이지는 마비되고 화면에는 솔레이마니의 사진과 ‘미국을 타도하라’ 등의 반미 문구가 화면에 떴다. 이는 이란에 거주하는 19살 팔레스타인에 사는 25살 청년이 솔레이마니의 원수를 갚는다며 합작해서 벌인 사이버 공격으로 드러났다.

이란-팔레스타인 청년의 해킹으로 마비된 홈페이지. 이란 국기와 솔레이마니의 사진이 보인다.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는 이란인 베흐자드 모하마자데(19)와 팔레스타인인 마르완 아부스루(25)를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두 사람 모두 자국에 거주하고 있어 실효성은 없는 조치다. 두 사람은 직접적인 인명피해를 야기하지 않은 사이버 테러범이다. 그럼에도 미 정부는 실명과 구체적 범행 사실을 공개하면서 “미국의 사법기관이 국제사회와 협력해 미국의 국익을 해친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엄단할 것”이라고 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이란인 모하마자데는 2018년부터 전세계 1100여개의 웹사이트를 공격해 친이란 멤시지를 퍼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메일 해킹·도난 카드 불법 거래·컴퓨터 보안해킹 전문가를 자처하는 아부스루 역시 2016년 6월부터 최소 337곳의 홈페이지를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소된 이란인 모하마자데

두 사람은 작년 12월 26일 알게 됐다. 올해 1월 2일 미 정부가 카셈 솔레이마니를 드론 공격으로 사살했다고 발표하자, 두 사람은 인터넷 해킹을 통한 ‘복수’를 모의했다. 이로 인해 미국에 기반을 둔 홈페이지 51곳이 모하마자데의 해킹공격으로 마비되면서 카셈 솔레이마니의 사진과 이란 국기, 반미 구호등으로 도배됐다. 이 중 최소 7곳에 대한 접속정보는 아부스루가 모하마자데에게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법무부는 이들의 범행은 최대 징역 10년, 보호관찰 3년, 벌금 25만 달러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기소된 팔레스타인인 아부스루

이들에 대한 재판이 이뤄질 경우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소된 해킹범의 출신국가인 이란과 팔레스타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적인 중동 정책으로 가장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솔레이마니를 위한 보복 테러를 미국인에게 자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고하며 “테러가 실행될 경우 이란에 1000배로 보복하겠다”고 트위터에 밝힌 바 있다. 팔레스타인도 최근 반미 기류가 부쩍 강해졌다. 미국의 적극적 중재로 아랍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바레인과 이스라엘이 국교를 정상화하기로 하면서 중동지역에서 고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