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한국과 일본 등 14국에 보낸 ‘관세 서한’에서 상호 관세 부과 시한을 8월 1일로 못 박은 가운데,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이 날짜는 변경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에서 언론에 “100% 확고한 것이 아니다” “나는 열려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는데, 하루도 되지 않아 결이 다른 발언을 한 것이다.
트럼프는 8일 올린 게시물에서 “(8월 1일) 이 날짜는 변경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제 여러 국가에 발송한 서한에 따라 오늘과 내일 발송될 서한도, 관세는 2025년 8월 1일부터 부과되기 시작한다”며 “즉, 모든 금액은 8월 1일부터 지불 기한이고 납부가능하다”고 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입장 번복은 처음에는 고율 관세로 압박하지만 이후 유예와 철회를 반복하는 모습을 비꼬는 이른바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한국을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부유한 나라’라 언급하며 “한국은 자국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미국에 너무 적게 지불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한국에 주한미군이 4만5000명 주둔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한국을 재건했다” “그들은 군사비로 매우 적은 금액을 지불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에 거의 공짜로 군사 지원을 했다며 “나는 (한국이) 1년에 100억 달러(약 13조7000억원)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주한 미군 주둔 비용으로 100억 달러를 부담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가 언급한 것과 달리 주한 미군 규모는 현재 2만8000명 내외고, 한국은 미국과 맺은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통해 매년 1조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독일에 배치된 미군의 존재도 언급하며 “그들에게 엄청난 경제 발전이고 우리에게는 엄청난 손실”이라며 “그들은 자신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