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워싱턴포스트(WP) 기자를 지목해 “정신 나간 괴롭힘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개버드 국장은 3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WP 기자 엘렌 나카시마가 DNI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나카시마의 계정을 태그했다.
개버드 국장은 나카시마 기자가 자신의 언론 담당 사무실에 연락하는 대신 대포폰으로 고위 정보관들에게 전화를 걸어 WP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WP는 유출된 기밀 자료를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나 보다”며 “이제 그 자료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정보 전문가들마저 공격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했다.
개버드 국장은 나카시마 기자가 하와이에 있는 자신의 가족을 스토킹하기도 했다며 “부끄러운 줄 알고 이런 정신 나간 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나카시마는 WP의 안보 분야 취재 기자로, 최근 개버드 국장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써왔다. 개버드 국장이 자신의 측근을 감사관실로 발령했다며 “이는 감사 업무의 공정성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감사관실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민간 메신저 앱으로 기밀 사항을 논의했다는 일명 ‘시그널 게이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개버드 국장의 비난에 대해 맷 머레이 WP 편집국장은 ”나카시마는 30년간 안보 분야를 취재했으며 신중하고 공정하며 존경받는 기자 중 하나”라며 “공익에 관한 사안에 대해 정부의 공식 보도자료에만 의존하는 대신 소식통에게 연락하는 것은 악의적인 행위도 아니고 괴롭힘도 아니다. 이는 저널리즘의 기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버드 국장의 근거 없는 개인적인 공격은 정부 관료에 대해 보도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기자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반영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최근 언론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 공습이 효과가 없었다고 보도한 CNN의 나타샤 베르트랑 기자를 해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CNN은 베르트랑의 보도를 “100% 지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