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해 1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낸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장이 25일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승리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을 수사해 1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낸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지방검사장이, 검사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24일 열린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승리했다. 미국 내 대표적 진보 성향 도시 뉴욕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면 본 선거에서도 이길 확률이 매우 높아, 사실상 재선(再選)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브래그는 73.6%의 지지를 받아 26.4%를 챙긴 패트릭 팀민스를 크게 앞서며 승리했다. 브래그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자신과의 옛 관계를 발설하지 않는 대가로 성인물 여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주고 회사 장부엔 다른 용도로 조작해 기재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34개 혐의에 대해 배심원단 전원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끌어냈다. 이에 지난 1월 1심 법원은 대통령 취임을 앞둔 트럼프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조건 없는 석방’을 명령했지만, 트럼프 측이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트럼프에 대한 형사사건은 총 네 건이 있었지만 그중 유일하게 유죄가 선고된 것은 브래그가 맡았던 사건이었다.

1973년 뉴욕 빈민가인 할렘에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보낸 브래그는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뉴욕시의회 소송·조사국장을 거쳐 뉴욕 남부연방지검 검사로 임용됐다. 수년간 화이트칼라 범죄와 공공 부패 사건들을 수사하며 이름을 떨쳤다. 민주당 소속으로 2021년 11월 공화당 후보를 누르며 사상 첫 흑인 맨해튼지검장이 됐다. 미국에서 지방검사장은 선거로 뽑고, 이들이 정계나 주(州) 정부, 연방정부로 옮기는 경우가 있어 정계 입문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브래그는 오는 11월 본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와 붙는다. 다만 2021년 선거 때도 83%의 득표율로 공화당 후보를 압도한 바 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