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한 버버리 매장 앞으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경영 위기’를 이유로 전 세계 직원 1700명을 대량 해고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신임 최고경영자(CEO)에게는 1년도 되지 않아 48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보수를 지급해 논란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버버리는 최근 연간 보고서를 통해 작년 7월 취임한 조슈아 슐만 신임 CEO가 9개월간 총 260만 파운드(약 4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슐만의 기본 연봉은 135만6000파운드(약 25억원)다. 여기에 120만 파운드(약 22억원)의 보너스를 받았다. 이 밖에도 미국에 살던 그가 영국으로 이주하는 데 든 이사 비용 12만660파운드(약 2억2500만원)도 회사가 부담했다. 슐만이 새집을 구하는 데 쓴 13만5171파운드(약 2억5000만원) 역시 지원받았으며 앞으로 매달 2만5000파운드(약 4700만원)의 주거 수당도 추가로 받는다.

슐만은 미국 준명품 패션 브랜드 코치와 마이클 코어스의 전 대표로, 부진에 시달려온 버버리의 실적 회복을 위해 지난해 영입됐다. 그가 취임한 이후 버버리 주가는 약 50% 상승했다.

그러나 직원 해고를 할 정도의 심각한 경영난 속에서 CEO에게는 거액의 보수가 지급되자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관세 계획과 주요 소비처인 미국‧중국의 지출 감소 등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버버리는 지난달 14일 전 세계 직원 중 18%에 해당하는 17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2년간 이뤄질 이번 구조조정은 주로 사무직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며 영국 공장에서는 야간 근무도 없애기로 했다.

버버리는 3월 말 끝난 2025회계연도 영업손실이 300만 파운드(약 56억원)를 기록해 전년의 4억1800만 파운드 흑자와 대조를 이뤘다. 명품 시장 ‘큰손’으로 꼽히는 중국 등에서 소비가 둔화되는 가운데 연간 매출은 17% 감소한 25억 파운드(약 4조6729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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