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뉴시스

워런 버핏(94)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관세는 어느 정도 전쟁 행위(act of war)”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했다.

버핏 회장은 2일(현지 시각) CBS 뉴스 인터뷰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우리는 관세를 많이 겪어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관세는 상품에 매기는 세금이 된다. 이빨 요정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경제학에선 항상 ‘그러고 나면 어떻게 되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아이들이 침대 머리맡에 빠진 이를 두고 자면 이빨 요정이 이를 가져가는 대신 동전을 놓고 간다는 설화가 있다. 실제로는 이빨 요정이 아닌 부모가 동전을 놓는 것인데, 버핏 회장의 비유는 결국 누군가 세금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버핏 회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공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그가 징벌적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은 현재 경제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 있는 주제라고 보지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버크셔는 최근 애플 등 보유 주식을 많이 팔고 현금을 확보해 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금성 자산 규모가 3342억달러로 1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이를 두고 버핏 회장이 미국 경제와 증시의 약세를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반면, 일각에선 그가 고령인 만큼 버크셔의 후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CNBC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오는 4일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하고, 이미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는 10% 관세를 더 매기겠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달 4일부터 중국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중 추가 관세율은 20%로 인상되는 것이다.

다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율은 25%에서 조정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멕시코, 캐나다에 대해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상황은 유동적”이라고 했다. ‘관세율이 인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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