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배우자 아베 아키에(安倍昭惠·62) 여사가 이르면 14일 또는 15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면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12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키에 여사는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의 사저에서 당선인의 배우자인 멜라니아 여사와 면담할 예정이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과의 면담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 전 총리와 여러 차례 정상 회담과 골프 회동을 하는 등 친밀감을 과시했다. 아키에 여사도 두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서 트럼프 부부와 친분을 쌓았다.
일본의 현 이시바 시게루 정권에는 다음 달 취임하는 트럼프와 직접 연결되는 ‘파이프 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트럼프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가 사실상 거절당했다. 트럼프 측은 ‘취임 전 당선인 신분으로 외국 정상과 외교를 논의하는 행위는 미국 법률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을 연이어 면담했다.
아키에 여사가 미국 방문과 관련해 이시바 총리 측과 상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키에 여사 입장에서 이시바 총리는 사실 ‘악연’이다. 이시바는 줄곧 같은 자민당의 아베 전 총리를 내부에서 비판하는 반(反)아베 세력이었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총선에서 이시바 총리가 공천하지 않은 옛 아베파 의원의 지역구를 돌며 지원 연설을 하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아키에 여사를 통해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관계 재구축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