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실탄(선거 자금)’이다. 각 당 후보들이 대규모 캠페인 단을 이끌고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선거 유세를 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금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페인 측을 모두 합하면 총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 이상의 후원금(기부자가 공개된 액수 기준)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선거 전 마지막 두 달은 후원자들이 가장 많은 후원금을 모아주는 시기다. 소액 기부도 중요하지만 영향력 있는 ‘큰 손’들의 고액 기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은 자신이 기부금을 낸 후보가 당선될 경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1일 뉴욕타임스(NYT)는 양측의 주요 고액 기부자를 공개했는데, 이들 중에는 ‘은둔형 금융권 인사’에서부터 대중에 널리 알려진 스타형 기업 CEO까지 다양한 면면이었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해 사기 및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샘 뱅크먼 프리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가 거액 기부자였다. 그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캠프에도 큰 액수의 기부금을 안겨 줬다. 현재 민주당을 후원하는 큰 손 중 하나로 비즈니스 네트워크 사이트인 링크드인 공동 창립자 리드 호프만이 꼽힌다. 호프만은 바이든 사퇴 전에도 바이든-해리스 캠프를 지지해 수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등에 수백억원의 기부금을 쏟아 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그는 해리스가 11월에 승리하면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대신 새로운 수장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빅 테크 기업을 상대로 반독점 전쟁을 벌이는 그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오랜 민주당 지지자인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와 그의 아들 앨릭스 소로스도 주요 기부자다. 앨릭스의 경우는 올해 7월 힐러리 클린턴(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후마 에버딘과 약혼 소식을 발표하기도 했다. 뉴욕시장을 지낸 자산가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통신 창립자도 있다. NYT는 “민주당원은 이맘때쯤 일상적으로 ‘마이클은 어디 있죠?’라고 묻기도 한다”면서 “그는 매우 늦게 기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더스킨 모스코비츠와 제프리 카첸버그 전 디즈니 CEO 등도 해리스 입장에서 중요한 거액 기부자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에게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낸 사람은 멜론 은행의 상속인 티모시 멜론이 꼽힌다. NYT는 “그는 지금까지 1억2500만 달러(약 1600억원)를 트럼프에게 기부했다”면서 “트럼프를 위해 공개적으로 더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은 없다”고 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멜론 가문은 140억 달러(약 18조7000억원)를 보유해 미국에서 34번째로 부유하다고 한다. 미 포브스는 “그는 정치적 후원자들에게 은둔형 인물로 알려졌다”면서 “트럼프의 남부 국경 장벽 건설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의 공개 후원자로 유명하다. 지난달 X(옛 트위터)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페이스’를 통해 트럼프와 음성 대담을 갖기도 했다.
이 밖에도 친이스라엘 성향 의사인 미리암 아델슨은 트럼프에게 1억 달러(약 1330억원) 이상을 후원했는데, 올해 2월 그녀는 트럼프를 만나 “경제에 대해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WWE(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 공동 설립자이자 트럼프 정권에서 초대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린다 맥마흔과 미 중서부 지역 대표 물류업체 유라인(ULine) 창업자 리처드 율라인 부부도 손꼽히는 기부자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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