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애덤 피티가 5일(한국 시각)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 참가한 모습. /로이터 뉴스1

‘수영 괴물’ 판잔러를 앞세운 중국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100m 금메달을 딴 데 이어, 남자 혼계영 400m에선 미국의 연패를 저지하며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활약할수록 선수들을 향한 약물 의심의 눈초리도 이어지고 있다.

5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혼계영 400m 결승 직후 4위를 차지한 영국 수영 대표팀 애덤 피티는 “공정하게 이기지 못하면 이기는 의미가 없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이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금지 약물에) 손을 댄다면 그것은 진정한 승리가 아니다”라며 “두 번이나 오염됐다면 스포츠계를 떠나야 한다”고 했다.

영국 더 가디언 등 외신은 피티의 이 발언이 혼계영 400m 우승 멤버인 중국의 친하이양과 쑨자쥔을 겨냥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앞서 중국 팀은 지난 도쿄올림픽 참가 선수 23명에게서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도핑스캔들에 휩싸였다. 친하이양과 쑨자쥔도 이 명단에 포함된 선수였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파리올림픽 직전 “친하이양이 2017년에도 경기력 향상 약물인 클렌부테롤 양성 반응을 보인 바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당시 도핑 의혹에 대해 “선수들이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고,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중국의 이 조사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피티는 “기본적으로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시스템이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 부정 행위는 사기”라고 했다. 그는 다만 중국 팀 자체를 비난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 국가나 한 집단 전체를 비판하고 싶지 않다”며 “그것 또한 매우 불공평한 행동”이라고 했다.

그는 “팀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서 지금까지 발언을 자제해왔다”며 “이번 패배는 다음 올림픽에서 우리 팀에 강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영국 팀은 최선을 다했고 공평하게 경기에 임해 기쁘다. 경기에 진실하게 임했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 선수들과(가운데), 은메달을 딴 미국, 동메달을 획득한 프랑스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찍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수영 대표팀을 향한 비판은 이번 만이 아니다. 호주 출신 수영 코치 브렛 호크는 판잔러가 지난 1일 남자 자유형 100m에서 46초 80으로 자신의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한 데 대해 “그 기록을 깨는 것은 인간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맥락 상 판잔러에게 도핑이 의심된다는 내용이었다.

중국 선수들은 도핑 의혹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파리 올림픽 남자 개인혼영 200m에서 동메달을 딴 왕순은 “중국 수영 선수들은 결백하다. 우리는 규정을 확실하게 지키면서 메달을 위해 경쟁한다”며 “도덕적인 문제 없이 메달을 따는 것, 그게 바로 우리의 진정한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부터 일주일에 2번, 총 28차례나 도핑 테스트를 받았다”며 “7월 5일 이후에는 11번이나 도핑 테스트를 했다. 내가 금지약물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의미 아닌가”라고 말했다.

장위페이는 지난 2일 여자 접영 200m에서 동메달을 딴 뒤 판잔러의 기록에 대한 질문을 받자 “중국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내면 왜 의심을 받아야 하느냐. 금메달 7∼8개를 딴 펠프스는 왜 의심을 받지 않는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쉬자위, 친하이양, 쑨자쥔, 판잔러로 구성된 중국은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 3분27초46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으며 우승했다. 1984 LA올림픽부터 2020 도쿄올림픽까지 이 종목에서 10연패를 달성했던 미국의 독주를 막았다.

미국은 3분28초01초를 기록, 중국에 0.55초 뒤져 은메달을 가져갔다. 프랑스는 3분28초38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