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2일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테러 사건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지 질문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배후설을 또다시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크렘린궁에서 화상 회의로 열린 ‘크로쿠스 시티 홀’ 테러 관련 긴급 안보 회의에서 “우리는 이번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손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이제는 누가 그것을 명령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 범죄가 협박 행위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로부터 누가 이익을 얻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테러를 실행한 주체와 실제 이득을 보는 ‘배후 세력’을 나눠서 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는 “이 잔학 행위(테러)는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신(新) 나치 정권과 그들의 손으로 우리와 싸워온 이들의 일련의 시도 중 하나”라며 “나치들은 자신들의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더럽고 비인도적인 수단을 사용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푸틴은 그동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정부와 이를 지지하는 서방 동맹을 “러시아를 말살하려하는 신 나치 세력”이라고 비난해 왔다. 즉 이번 테러의 배후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있다는 것을 재차 시사한 것이다. 푸틴은 “테러리스트들이 우크라이나로 도피하려고 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정말 러시아를 공격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많은 의문이 있으며, 이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고도 했다.
러시아 당국은 연일 이번 사건을 우크라이나와 미국과 연관짓고 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앞서 이날 오전 “미국이 크로쿠스 테러를 이슬람 국가(IS) 테러 단체의 소행으로 몰고 가며 자신들이 만든 젤렌스키 정권과 미국의 흔적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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