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소도시 시장선거에서 다소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선거에 나선 후보 두 명이 같은 수의 표를 얻자 동전던지기를 통해 승자를 결정한 것이다.
21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먼로시는 지난 17일 시장 선거를 치렀다.
투표 집계 결과, 후보였던 로버트 번스(40)와 밥 야나체크(53)가 각각 970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원들은 동전 던지기로 승자를 가려내기로 했다. 주법은 후보들의 득표수가 같은 선거에서 투표자가 5천명 이하일 경우 ‘무작위 선택 방법’에 따라 승자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로시 인구 약 3만5000명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이는 3551명으로 확인됐다.
결국 한 선관위원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1달러짜리 동전을 가지고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의 회의실로 왔다. 번스 후보는 동전의 뒷면, 야나체크 후보는 동전의 앞면을 선택했다.
동전은 책상에 부딪힌 후 카펫 위로 떨어졌고, 방을 가로지르며 옆으로 굴러갔다고 한다. 몇 초 후 동전은 뒷면이 보이도록 바닥에 떨어졌다. 번스 후보가 승자가 된 순간이었다.
번스는 가족과 친구들의 환호 속에 팔을 들고 웃었다. 그는 앞으로 2년간 먼로시 시장직을 맡게 된다. 그는 WP에 “가장 오래 걸린 동전 던지기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야나체크는 “우리는 선거에서 패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동전 던지기에서 졌다”고 했다. 그는 “나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슬프다”며 “우리는 좋은 변화를 만들고자 했다. 동전 앞뒷면을 고르는 건 전적으로 내게 달려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한편 WP는 “동전던지기에 의해 선거가 결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과거 아이다호와 켄터키의 선거에서도 승자를 동전 던지기로 결정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동전이 아닌 주사위를 던지거나, 필름통에서 후보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꺼내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